새 마스크 뜯자마자 썼는데…그 냄새 몰랐던 위험성 찾았다

강찬수 2022. 11.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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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 식당가에 붙은 '마스크 착용' 안내문.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새 마스크를 쓸 때는 미리 1시간 정도 바람을 쐬도록 걸어두는 게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 마스크를 꺼내 쓸 때 특유의 냄새 물질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은 많았으나, 실제로 화학물질이 언제까지 계속 배출되는지를 정밀하게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난징 정보과학대학과 아일랜드 골웨이(Galway) 대학 연구팀은 최근 '환경 과학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Letter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마스크에서 배출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초정밀 기기로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고감도 양성자 전달-반응 사중 극자 인터페이스 비행시간형 질량 분석기(an ultrasensitive proton transfer-reaction quadrupole-interface time-of-flight mass spectrometer)라는 장비를 활용해 마스크에서 배출되는 VOC를 측정했다.


마스크 11종류 대상으로 실험


실험에 사용한 마스크. A와 B는 수술용 마스크, C는 활성탄 층이 없는 N95 마스크, D는 활성탄 층이 있는 N95 마스크. [ES&T Letters, 2022]
실험에서 연구팀은 전 세계에 공급되는 11개 브랜드의 마스크(수술용 마스크 7종과 의료진들이 주로 사용하는 N95 마스크 4종)를 가로 17.6㎝, 세로 10㎝의 납작한 유리 판 사이에 넣었다.

한쪽으로 분당 288mL의 공기를 주입하고 다른 쪽으로 공기가 빠져나오도록 했다.
국내에서 흔히 사용하는 KF80이나 KF94 등은 실험에 포함되지 않았다.

실험에서 마스크를 유리판 사이에 넣지 않았을 때와 마스크를 넣을 때를 비교하면, 다양한 VOC가 배출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들 물질은 마스크 생산과 관련된 재료이거나 공정에서 사용된 물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VOC 중에는 일부는 인체에 유해한 종류도 있었다.

연구팀은 "수술용 마스크(주형 마스크 타입)에서 배출되는 고농도 VOC는 모두 초기 1시간 동안 집중되다가 공기에 노출되면서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농도가 빠르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초기 WHO 기준 초과한 것도


서울 명동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 및 관광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일부 수술용 마스크는 실험 초기에 총 VOC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실내공기 질(IAQ) 가이드라인에서 4단계(Level 4; ㎥당 1000~3000㎍)를 초과하기도 해 계속 노출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실험 6시간 후에는 전체 수술용 마스크에서 배출되는 총 VOC 농도가 무해한 2단계(Level 2)인 500㎍/㎥ 아래로 떨어졌다.

실험에서는 어린이용 마스크가 오히려 더 높게 측정되기도 했는데, 이는 마스크 표면에 그려진 만화 때문에 VOC 배출량이 많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초기 1시간 동안 수술용 마스크에서 배출되는 총 VOC 농도는 이전에 보고된 것보다 훨씬 높았다"며 "주변 공기 중의 VOC 농도와 달리 마스크는 사람 호흡기와 밀착된 조건, 즉 '제로(zero) 거리'에서 방출되는 VOC를 흡입하게 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활성탄 층이 있는 N95 마스크는 VOC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유해한 메탄올이 50㎍/㎥ 아래로 떨어지는 데는 데 6시간이나 걸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마스크에서 방출되는 VOC의 흡입을 줄이기 위해서는 새 마스크 사용 전에 최소한 1시간 정도는 바람을 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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