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법관들 “배려가 차별”… 기로에 선 美 인종배려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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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대입에서 흑인, 히스패닉 등을 배려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리를 개시했다.
다수인 보수 대법관들은 심리에서 소수인종 배려 정책이 다른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 제도 폐지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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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에 가점 주면 다른 학생 불리”
‘제도 존치 어렵다’ 분석 지배적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입에서 흑인, 히스패닉 등을 배려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리를 개시했다. 다수인 보수 대법관들은 심리에서 소수인종 배려 정책이 다른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 제도 폐지 가능성을 높였다.
미 연방대법원은 31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이 소수인종 배려입학 제도로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했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헌법소원을 연이어 심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SFA는 주로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을 대변하고 있다.
이날 대학 측은 인종이 평가 요소 중 하나이며 대학의 다양성 증진을 위해 필요한 장치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SFA 측 캐머런 노리스 변호사는 “(대학은) 바꿀 수 없는 것(인종)을 바탕으로 사람을 다르게 대해 분개를 일으킨다”며 “대학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인종 실험의 희생자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보수 대법관들도 해당 제도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대학 입학은 제로섬 게임”이라며 “과소 대표된 소수자에게만 ‘플러스’를 주면 다른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흑인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도 “나는 인종이 다양한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다양성이라는 단어를 꽤 많이 들었지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며 “교육적 이점이 무엇이냐”고 캐물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피부색만 보고 점수를 주는 것이 관점의 다양성을 가져온다면 그것이 고정관념에 근거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흑인이라면 자원이 부족한 학교에 다니고 자격이 부족한 교사에게 배울 가능성이 크고, 학문적 잠재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도 “미국의 다원주의를 신뢰한다는 건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가 누구인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제도를 옹호했다.
미국 내 여론은 제도에 부정적인 편이다. WP가 최근 조지 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 ‘샤르스쿨’과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3%는 소수인종 배려입학 금지에 찬성했다.
이날 대법원 인근에선 인종 배려 정책에 대한 찬반 집회가 각각 열리며 미국 사회의 분열상을 드러냈다. 찬성 측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회원 등은 “다양성을 수호하라”고 주장했고, 반대 측인 유럽계 미국인 법률방어 및 교육기금(EALDEF) 회원 등은 “인종차별을 끝내라”고 맞섰다.
미 언론은 대법원 결정이 내년 6월까지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보수적 대법관들이 부정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내비치면서 제도 존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보수적 다수파는 해당 프로그램이 위헌이라고 결정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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