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투런포 10회 적시타, 키움 전병우가 끝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8년 차 내야수 전병우(30)가 2022년 가을야구에 또 한 번 ‘무명 대타의 반란’을 일으켰다.
전병우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2022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역전 홈런과 결승타를 잇따라 터트리며 키움의 드라마 같은 7-6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와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어렵게 KS에 오른 키움은 정규시즌 우승팀 SSG와의 연장 승부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병우는 KS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당초 이 경기는 올 시즌 나란히 평균자책점 1·2위에 오른 키움 안우진과 SSG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두 투수 모두 정규시즌 만큼의 활약을 선보이진 못했다. 안우진은 손가락 부상으로 2와 3분의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광현은 6회 초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두 선발 투수가 모두 마운드에서 물러난 이후 양 팀의 기세 싸움에 불이 붙었다. 키움이 6회 초 4-3으로 승부를 뒤집자 SSG가 6회 말 4-4로 따라붙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SSG는 여세를 몰아 8회 말 오태곤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탰다. 승부의 추가 SSG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진짜 드라마는 전병우의 등장과 함께 다시 시작됐다. 2015년 프로에 입단한 전병우는 올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기를 경험한 ‘가을 초짜’다. 이전까지 PO 2경기에 대타와 대수비로 나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게 전부다. 그러나 홍원기 키움 감독은 9회 초 1사 2루 찬스에서 과감하게 대타로 투입했다. 타석에 선 전병우는 SSG베테랑 불펜 투수 노경은의 초구 슬라이더가 몸쪽으로 높이 들어오자 날카롭게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이 됐다.
SSG도 물러서지 않았다. 수세에 몰린 9회 말 1사 후, 한국시리즈에서만 37경기를 뛴 40세 베테랑 타자 김강민을 대타로 내보냈다. 김강민은 키움 마무리 투수 김재웅의 직구를 두들겨 벼락 같은 좌중월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스코어는 그렇게 다시 6-6 원점. 그러나 전병우는 프로 입단 8년 만에 잡은 ‘가을 영웅’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0회 초 2사 1·2루에서 SSG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작렬했다. 2루 주자 푸이그가 홈을 밟으면서 키움이 값진 결승점을 뽑았다. 4시간 19분에 걸친 혈투에 사실상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다.
양 팀의 승부는 가을야구 역사에 남을 접전으로 기록됐다. 역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대타 홈런이 2차례(전병우, 김강민) 터진 건 이번 경기가 처음이다. 또 김강민은 40세 1개월 19일의 나이로 홈런을 쳐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포 기록을 다시 썼다. 두 팀은 2일 같은 장소에서 KS 2차전을 치른다.
인천=배영은·김효경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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