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압사당할 것 같다” 신고에도 경찰 “일반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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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112시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단순 불편 신고라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오후 5~6시부터 신고를 했다는 증언들이 있다'는 질문에 "구체적인 개요를 보면 오후 6시부터 1건 접수가 시작된 뒤 (사건 발생 1시간 15분 전쯤인) 오후 9시부터 수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며 "오후 6시 건은 일반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불편신고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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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112시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단순 불편 신고라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오판은 약 네 시간 뒤 고스란히 현실이 됐지만 경찰은 일반적인 불편 신고였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오후 5~6시부터 신고를 했다는 증언들이 있다’는 질문에 “구체적인 개요를 보면 오후 6시부터 1건 접수가 시작된 뒤 (사건 발생 1시간 15분 전쯤인) 오후 9시부터 수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며 “오후 6시 건은 일반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불편신고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공개한 112 녹취록을 보면 불편신고 정도에 불과했다는 설명과는 상황이 달랐다. 오후 6시34분 112 신고자는 “해밀턴 호텔 골목(사고 지점)에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는 데 너무 불안하다”며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 겨우 빠져 나왔는데 통제 좀 해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소름 끼친다.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역에서 내리는 인구가 다 올라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후 9시부터 수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는 설명과 달리 오후 8시9분, 8시33분, 8시53분에도 비슷한 내용의 신고가 잇달았다.
경찰은 그러나 112신고 녹취록이 공개된 이 날 오후에도 중대본에서 밝힌 입장을 견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오후 6시쯤은 사고 당시처럼 밀집한 건 아니었다. 올라오는 데 불편하다는 신고였던 거 같다”고 말했다. 또 “평상시에 ‘아 죽을 것 같다’라고 말하듯이 (했던 게) 아닌가 한데, 그분은 공포심 느꼈을지 모르나 시간대나 장소 상 최초 신고 땐 사고 날 정도로 위험도 있지 않아보였다”고 강조했다.
‘너무 소름 끼친다’거나 ‘압사당할 거 같다’는 표현은 단순히 ‘죽을 거 같다’ 수준의 표현이 아니라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이 관계자는 “녹취록 보면서 당시 그분이 힘들었겠다고 생각은 들지만, 상황 판단을 그렇게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고 시간과 당시 밀집도를 고려했을 때, 그리고 신고도 (골목) 입구 쪽이었다”며 “물론 전조는 1시간 전부터 있었지만 최초 신고는 오후 6시대였던 만큼 상황을 그렇게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녹취록만 보고 말하기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서도 “당시 CCTV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신고자 인터뷰도 할 수 있다. 그 상황을 조사할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김이현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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