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우리 아이 재킷이잖아” 유실물센터, 목놓아 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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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유실물센터'.
한 중년 여성이 가족과 함께 바닥에 놓인 신발과 옷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물건 사이를 걷다 검정색 정장 재킷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검은 재킷들 사이에서 그는 자녀가 마지막 순간에 입고 있었던 재킷을 한눈에 알아봤다.
한 손에 사진을 든 채 센터 내부를 물건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한 남성은 물건을 다 둘러본 뒤 두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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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유실물센터’. 한 중년 여성이 가족과 함께 바닥에 놓인 신발과 옷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물건 사이를 걷다 검정색 정장 재킷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는 재킷에 가까이 다가가 유심히 살펴보더니 “찾았다. 이거 (우리 아이가) 맨날 입던 그거잖아”라고 외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재킷을 품에 꼭 끌어안은 그는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검은 재킷들 사이에서 그는 자녀가 마지막 순간에 입고 있었던 재킷을 한눈에 알아봤다.
전날부터 운영 중인 유실물센터에는 이태원 참사 사망자의 유품을 비롯해 생존자들의 분실물이 섞여있었다. 옷가지와 신발들은 참사 당시 상황을 드러내듯 짓밟히고 나뒹군 흔적이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벗겨진 옷가지 일부에는 사상자의 혈흔이 묻어 있기도 했다. 짝 잃은 신발이 홀로 남겨진 경우도 있었다.
핼러윈 소품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선홍색의 가짜 피가 묻어있는 의사 가운과 가면, 캐릭터 의상에 발자국이 선명했다. 사고 직전 캐릭터 의상을 입고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찍은 스티커 사진도 발견됐다. 외국인 소유로 보이는 노트도 보였다. 한국어 공부를 한 듯 맞춤법이 틀린 문장들이 일본어와 함께 적힌 노트는 헤지고 찢겨있었다.
현장에서 간신히 목숨을 구한 장여진(21)씨는 사고로 골절된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분실한 가방을 찾으러 왔다. 장씨는 “손에 가방을 들고 누운 자세로 깔렸다”며 “같이 깔린 누군가가 ‘그거 잡을 새가 없다. 그러다 죽는다’고 말해 가방을 잡은 손을 놨다”고 말했다.
목숨을 잃은 남자친구 물건을 찾으러 온 A씨는 내내 흐느끼며 휴대폰 속 참사 당일 사진과 유실물을 번갈아봤다. 마침내 찾던 회색 후드집업을 발견한 A씨의 울음소리는 커졌다. 끝내 유품을 찾지 못하고 돌아가는 이들도 있었다. 한 손에 사진을 든 채 센터 내부를 물건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한 남성은 물건을 다 둘러본 뒤 두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의자에 축처진 채 한참을 앉아 있던 남성은 결국 빈손으로 센터를 떠났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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