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후 상담전화 40% 늘어…특히 20대 우려”
10대 세월호 겪은 20대 트라우마 특히 우려돼
이태원 참사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대국민 상담 전화가 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참사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20대의 경우 2014년 세월호 침몰 참사에 이어 또다시 대형 참사를 겪으면서 트라우마가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세월호 참사 당시) 사고의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간접적이더라도 트라우마 경험을 굉장히 이른 나이에 한 것”이라면서 “또 같은 연령대의 친구들이 참사를 당하는 모습을 누적돼 보게 된 세대가 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의 주된 사망자층이 20대인데 이들이 세월호 참사 때 10대들 아닌가. 세대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트라우마가 어느 정도 계속 가중되느냐, 누적되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도 그 연령대 친구들이 많이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이런 사고들이 누적됨으로써 세상이 너무 위험하다든가 우리 자신을 너무 무력하게 볼까 봐 굉장히 우려가 된다”고 했다.
더불어 심 센터장은 이번 참사에 대해서 “우리가 위기 사건 자체는 선택할 수 없다. 지금 이번에 참사도 누가 이런 참사가 일어날 줄 알았겠나. 거기 가신 분들이나 가족분들도 그렇고”라면서 “그런데 사건, 사고를 당한 건 내가 선택할 수도 없고 나한테 정말 닥치는 거지만 그 이후에 극복하는 힘은 우리가 키울 수 있고 그것이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 된다”고 강조했다.
1일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3일째 되는 날이다. 심 센터장은 진행자가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써 3일이 됐다. 정신적 외상을 입은 상태라면 지금쯤 어떤 반응이 나타나냐’고 묻자 “굉장히 강력한 경험이다. 이런 강력한 경험은 한 번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사건과 관련된 부분들이 계속 곱씹어진다든지 위험이나 안전에 내가 전반적으로 굉장히 민감해지고 예민해진다든지 또 그런 것들이 너무 괴로워서 사건을 연상시키는 것들을 다 피하게 되는 회피적인 것이 올 수 있다”면서 “어떤 분들은 이게 굉장히 그 기억이, 내가 의식을 잃은 건 아닌데 부분부분 좀 끊어져서 기억이 전체적으로 잘 안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분적 기억상실 반응에 대해선 “트라우마 이후에 나타나는 독특한 반응이고 이게 내 안에서는 굉장히 격렬하게 반응들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신체적으로는 긴장도가 엄청나다”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잘 안 쉬어지고 식은땀이 나고 여기저기 통증이나 불면, 신체적인 반응이 강력한 것에 시달리다 보니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들도 많이 호소한다”고 했다.
심 센터장은 치료가 필요한 트라우마 증상의 수준에 있어 “결국 고통의 정도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라면서 “내가 그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누구한테 얘기하기가 너무너무 할 대상이 없다. 공감적으로 대해 줄 사람이 없는 것 같다라고 느끼실 때는 공적인 체계, 또 전문가를 찾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건강위기상담 전화는 1577-0199를 대국민 상담번호로 쓰고 있는데 어제 그제 사이 40% 전화가 폭증했다고 들었다”라면서 “그 번호는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위기 상담 전화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이) 젊은 연령층, 또 학생층이 되게 많지 않습니까. 여가부와 교육부에서도 사이버 상담센터 또 교육부에서는 위(Wee) 센터를 가동하고 있다고 뉴스를 봤다. 그런 공적인 상담체계를 좀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실 것을 권고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한 “평소에는 복식호흡을 하면서 잡념을 떨치고 몸의 긴장을 풀어보라”고 조언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형사고 날 것 같은데”…이태원 참사 당일 신고 녹취록 공개
- “살아있는 게 기적”…멕시코 학생이 전한 그날의 참상
- 마네킹 세워 이태원 참사 분석한 日방송…“포인트는 각도”[영상]
- 이태원 참사 루머에 유아인 측 “29일 해외 출국” 해명
- ‘탄광 속 카나리아’ 있었는데…참사 4시간 전부터 112신고
- “야 밀어!” 지목된 토끼머리띠 男의 해명 “나 아냐”
- 숨진 美대학생, 연방 하원의원 조카였다…“가슴 무너져”
- 다리 전체 피멍…“압박 이정도” 이태원 생존자의 사진
- “못 지켜줘 미안해”… 시간 멈춘 이태원역 1번 출구 [포착]
- ‘살려줘’ 문자에 이태원 달려간 아빠… “딸 업고 1㎞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