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후 상담전화 40% 늘어…특히 20대 우려”

이지민 2022. 11. 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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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 CBS라디오 출연
10대 세월호 겪은 20대 트라우마 특히 우려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대국민 상담 전화가 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참사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20대의 경우 2014년 세월호 침몰 참사에 이어 또다시 대형 참사를 겪으면서 트라우마가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세월호 참사 당시) 사고의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간접적이더라도 트라우마 경험을 굉장히 이른 나이에 한 것”이라면서 “또 같은 연령대의 친구들이 참사를 당하는 모습을 누적돼 보게 된 세대가 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의 주된 사망자층이 20대인데 이들이 세월호 참사 때 10대들 아닌가. 세대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트라우마가 어느 정도 계속 가중되느냐, 누적되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도 그 연령대 친구들이 많이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이런 사고들이 누적됨으로써 세상이 너무 위험하다든가 우리 자신을 너무 무력하게 볼까 봐 굉장히 우려가 된다”고 했다.

더불어 심 센터장은 이번 참사에 대해서 “우리가 위기 사건 자체는 선택할 수 없다. 지금 이번에 참사도 누가 이런 참사가 일어날 줄 알았겠나. 거기 가신 분들이나 가족분들도 그렇고”라면서 “그런데 사건, 사고를 당한 건 내가 선택할 수도 없고 나한테 정말 닥치는 거지만 그 이후에 극복하는 힘은 우리가 키울 수 있고 그것이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 된다”고 강조했다.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3일째 되는 날이다. 심 센터장은 진행자가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써 3일이 됐다. 정신적 외상을 입은 상태라면 지금쯤 어떤 반응이 나타나냐’고 묻자 “굉장히 강력한 경험이다. 이런 강력한 경험은 한 번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사건과 관련된 부분들이 계속 곱씹어진다든지 위험이나 안전에 내가 전반적으로 굉장히 민감해지고 예민해진다든지 또 그런 것들이 너무 괴로워서 사건을 연상시키는 것들을 다 피하게 되는 회피적인 것이 올 수 있다”면서 “어떤 분들은 이게 굉장히 그 기억이, 내가 의식을 잃은 건 아닌데 부분부분 좀 끊어져서 기억이 전체적으로 잘 안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분적 기억상실 반응에 대해선 “트라우마 이후에 나타나는 독특한 반응이고 이게 내 안에서는 굉장히 격렬하게 반응들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신체적으로는 긴장도가 엄청나다”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잘 안 쉬어지고 식은땀이 나고 여기저기 통증이나 불면, 신체적인 반응이 강력한 것에 시달리다 보니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들도 많이 호소한다”고 했다.

31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압사 사고 추모공간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 센터장은 치료가 필요한 트라우마 증상의 수준에 있어 “결국 고통의 정도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라면서 “내가 그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누구한테 얘기하기가 너무너무 할 대상이 없다. 공감적으로 대해 줄 사람이 없는 것 같다라고 느끼실 때는 공적인 체계, 또 전문가를 찾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건강위기상담 전화는 1577-0199를 대국민 상담번호로 쓰고 있는데 어제 그제 사이 40% 전화가 폭증했다고 들었다”라면서 “그 번호는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위기 상담 전화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이) 젊은 연령층, 또 학생층이 되게 많지 않습니까. 여가부와 교육부에서도 사이버 상담센터 또 교육부에서는 위(Wee) 센터를 가동하고 있다고 뉴스를 봤다. 그런 공적인 상담체계를 좀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실 것을 권고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한 “평소에는 복식호흡을 하면서 잡념을 떨치고 몸의 긴장을 풀어보라”고 조언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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