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당첨금 1조4000억원 美 ‘파워볼’ 복권, 한국서도 살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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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와 비교해 수백 배를 웃도는 규모의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 파워볼·메가밀리언즈 등 미국 복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구매대행 단말기' 등을 통해 미국 복권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파워볼·메가밀리언즈 등 미국 복권 회사들은 외국인도 미국 복권을 구매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만 구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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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지난 4월 ‘미국 복권 구매대행’ 위법성 인정 … 대법원 판결 지켜봐야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국내와 비교해 수백 배를 웃도는 규모의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 파워볼·메가밀리언즈 등 미국 복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매주 세 번 실시되는 파워볼 추첨에서 37회 연속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당첨금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1등 당첨금으로는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국내 당첨금 대비 초고액의 당첨금에 국내의 관심도 커졌다. 10월 29일 제1039회 동행복권 로또 추첨 결과에 따르면 6개 번호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총 16명이며, 1인당 수령액은 15억8502만원이다. NYT가 보도한 파워볼 1등 당첨금은 국내 1등 당첨자 1인 수령액의 883배가량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구매대행 단말기' 등을 통해 미국 복권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휴대전화 번호와 인증번호를 입력한 후 결제카드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해당 번호가 당첨되면 구매대행 업체가 당첨금을 현지에서 수령해 구매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1·2등에 당첨되면 직접 당첨금을 받으러 가야하고, 3등 이하는 대행업체가 전달한다.
그러나 파워볼·메가밀리언즈 등 미국 복권 회사들은 외국인도 미국 복권을 구매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만 구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파워볼은 공식 홈페이지에 "미국 시민권자나 거주자일 필요는 없지만, 파워볼 판매 권역에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며 "인터넷이나 우편으로 권역 밖에서 구매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규정했다.
메가밀리언즈도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방문자는 구매가 가능하지만 미국 이외 지역에서 판매하지 않는다"며 "온라인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메가밀리언즈 티켓을 판매한다고 주장하는 어떤 회사와도 제휴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메가밀리언즈 규정은 티켓 대리 구매를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이 같은 규정에도 국내에서 미국 복권의 구매가 가능한 이유는 구매대행 행위가 아직 국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국내 구매대행 업체들은 미국 복권은 국내 발행 복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뚜렷한 영업 기준이나 처벌 규정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구매대행 업체의 신뢰도와 적법성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2018년에는 해외복권 구매대행을 한다면서 소비자들을 속이는 대형 사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피해 금액은 431억원에 달했다.
다만 지난 4월 법원이 구매대행 사업자에게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미국 복권 판매에도 제동 걸리는 모양새다. 법원은 지난 4월 해외복권 구매대행 사업자 A씨가 법으로 금지된 '복권 중개'를 했다면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키오스크를 통한 미국 복권 구매대행은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근로 관념과 사회 미풍양속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법 등은 복권 발매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구매 대행한 복권이 미국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발행됐더라도 국내법에 저촉된다는 뜻이다. A씨는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이후 대법원 판단에 따라 구매대행 단말기 업체 등의 영향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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