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잡힌 금투협 회장 후보군...나재철 현 회장 불출마 선언

손희정 2022. 11. 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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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좌측부터)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하단 좌측부터)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각사 제공
국내 증권·자산운용·신탁사 등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할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자리를 두고 5명의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나재철 현 회장은 연임 불출마 선언을 했다.

1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그동안 일부 회원사 CEO분들이 재출마 권유를 해주셨지만 새로운 회장이 자본시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최종 판단했다”면서 “5대 협회장 선거 당일 단임을 약속한 만큼 이를 지키겠다”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어 “자금시장 정상화를 지원해야 할 엄중한 시기에 현직 협회장이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협회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엔 무엇보다 공정한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금까지 회장 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5명의 후보가 경쟁에 나선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이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증권회사 26년, 자산운용사 6년의 경력을 쌓았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기획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2015년 대신자산운용 대표로 선임됐다. 나재철 현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대신증권 대표를 역임할 당시 부사장을 맡기도 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의 경력이 있는 만큼 두 업계를 아우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의 주요 공약은 △협회 주도로 미래 혁신금융개발위원회 구성 △금융사 플랫폼 업무 활성화 △대체거래소(ATS) 정착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등이다.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으로 입사해 IB사업본부장, 자산관리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교보증권으로 넘어왔다. 교보증권에서 프로젝트금융본부장, 기업연금본부장, 기업금융그룹장을 거친 ‘IB 1세대’다. 지난 2008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3여 년간 교보증권 대표를 맡아 증권가에서 장수 CEO로 꼽힌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는 1986년 유안타증권의 전신인 동양증권에 1기로 입사해 투자전략팀장, 리서치센터장 등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서 전 사장은 2013년 동양 사태가 터지자 대만까지 날아가 투자자들을 설득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황영기 금투협회장 당시 자율규제위원으로 활동해 금투협 내부 사정도 훤히 알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는 주요 공약으로 △자본시장 내 글로벌 경쟁력 확보 △디지털 금융혁신을 통한 미래 금융 준비 △국민자산관리 역할 제고 △6대 금융권 협회 중 최고 협회로 성장 등을 내세우고 있다.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1999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부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을 지냈고, 2012년부터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부문 대표를 맡았다.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선임돼 5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자본시장 내 자금경색 대응 △증권사·운용사의 새로운 먹거리 확보 △ATS 활성화 △연금 관련 세제 혜택 추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도입 등을 내세우고 있다.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은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기획재정부 본부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8년 민간으로 넘어와 NH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에서 기업금융(IB) 파트 사업을 맡았다. 일각에선 전 전 사장이 민·관을 두루 경험해 당국과 금투업계를 잘 조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는 주요 공약으로 금융투자산업 규제 체계를 다시 설계하겠다고 주장했다. 시행령, 행정규칙 등 상위 법령을 포괄규제로 바꾸고 자율규제가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르면 오는 9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제6대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선거 일정을 논의한다.

후추위는 회장 후보를 공모한 뒤 심사를 거쳐 내달 중순께 최종 후보자들을 선정한다. 최종 후보자들은 약 한 달간 선거운동을 펼친 후 12월 넷째 주쯤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회원사 절반 이상이 참석한 총회에서 과반의 표를 획득한 후보가 협회장이 된다. 과반의 표가 나오지 않는 경우 1위와 2위 후보를 두고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제6대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간이다. 나재철 현 회장은 지난 2020년 1월 제5대 금투협회장으로 취임해 오는 12월 31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자본시장이 주목받으며 금투협 회장의 입지가 커진 것도 의미가 있다”면서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벌써 물밑에서 선거운동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운용사의 애로사항 등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아 이들의 투심이 중요할 것”이라면서 “또 과거와 달리 후보가 많아 누가 당선될지 예측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금투협 정회원사는 △증권사 57곳 △자산운용사 299곳 △신탁사 14곳 △선물사 4곳 등 376곳이다. 전체 임직원 수는 △증권사 3만8817명 △자산운용사 1만2055명 △신탁사 2917명 △선물사 371명 등 5만4160명이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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