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당할 듯. 소름끼쳐요”…4시간 전 112 녹취록 공개

이가현 2022. 11. 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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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29일 오후 6시30분쯤부터 사고 직전까지 사람이 많아 위험하다는 신고가 11건 접수됐지만 경찰은 이중 4건에 대해서만 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참사 4시간 전 최초 신고가 '불편 신고' 수준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지만 신고자는 "압사당할 것 같다. 너무 소름끼친다"며 경찰 통제를 호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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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신고 때부터 ‘압사 위험’ 통제 호소
신고 11건 중 4건만 출동
신고자들 ‘압사’ 언급만 9차례
사고 현장 근처에서 대부분 신고
1일 경찰이 핼러윈데이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길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29일 오후 6시30분쯤부터 사고 직전까지 사람이 많아 위험하다는 신고가 11건 접수됐지만 경찰은 이중 4건에 대해서만 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참사 4시간 전 최초 신고가 ‘불편 신고’ 수준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지만 신고자는 “압사당할 것 같다. 너무 소름끼친다”며 경찰 통제를 호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1일 긴급신고 112에 참사 당일 접수된 신고 11건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신고자들은 인파가 몰린 위험한 상황을 언급하며 총 9차례 압사란 단어를 언급했다.

가장 먼저 접수된 위험 신고는 오후 6시34분쯤 “인파가 너무 많아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였다. 경찰은 현장 출동 뒤 종결처리했다.

첫 신고는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골목길 편의점 쪽에서 들어왔다.

신고자는 “이태원 메인스트리트 들어가는 길”이라며 해밀톤호텔 골목길이라고 장소를 명시했다. 이어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다. 겨우 빠져나왔다”며 “인파가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거 같다”고 호소했다.

경찰이 “통행이 잘 안돼서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가 날 거 같다는 거죠”라고 되묻자 신고자는 “네, 지금 너무 소름끼쳐요”라며 “아무도 통제를 안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경찰은 참사 4시간 전 최초 신고에 대해 “용인할 수 있는 정도의 불편 신고였다”고 설명했었다.

이어 오후 8시9분, 8시33분, 8시53분, 9시, 9시2분, 9시7분, 9시10분, 9시51분, 10시 그리고 사고 직전인 10시11분까지 사고 지점 부근에서 잇따라 신고가 들어왔다.

녹취록을 보면 8시 이후 신고에서도 핼러윈 축제에 참가한 이들은 대규모 인파의 위험성을 감지하고 있었다.

8시33분 신고 접수 녹취록을 보면 “사람들 길바닥에 쓰러지고 지금 여기(골목 삼거리) 좀 큰일날 것 같은데. 사람들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 너무 이거 사고날 것 같은데, 위험한데”라고 신고자는 경찰에 상황을 알린다.

그로부터 20분 뒤인 8시53분에도 압사를 우려하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밀톤호텔 쪽에서 신고를 한 신고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거의 압사당하고 있어요. 아수라장이에요 아수라장. 진짜 장난 아니에요. 장난전화 아니에요”라며 현장 출동을 요청한다.

7분 뒤인 9시에도 비슷한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지금 여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에요. 여기 와서 통제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라며 마찬가지로 경찰의 현장 통제를 요청한다.

이후에도 “할로윈 축제 중인데 상태가 심각하다. 사람들이 다 압사당할 것 같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원 통제 좀 해주셔야 할 것 같다. 가능하면 빨리 나오셔야할 것 같다”며 경찰 통제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계속해서 접수됐다.

마지막에 접수된 위험 신고는 사고 직전인 10시11분으로 신고자는 비명을 지르며 “여기 압사될 것 같아요 다들 난리났어요”라며 출동을 요구한다.

경찰청은 왜 현장출동을 하지 않았는지, 현장출동으로 기록된 4건은 실제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졌는지 등 감찰을 벌이고 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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