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R 배우겠다" 관심 폭발…'생존율 3배' 5단계 기억하세요
이태원 참사에서 심폐소생술(CPR)이 생명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응급처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시 현장에선 의료진과 구급대원만으로는 손이 모자랐다. 구급대원들이 ‘CPR 가능하신 분 계시냐’며 주변 시민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참사 현장서 구조에 참여한 김 모(29) 씨는 “군대에서 CPR을 배워서 알고 있었다”면서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몸이 얼었는데,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CPR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 ‘CPR 교육을 신청했다’, ‘AED(자동 제세동기) 사용법과 CPR은 알아두는 게 좋다’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11살 딸을 키우는 임 모(39) 씨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안타까우면서 내가 저 상황이었으면 과연 침착하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면서 “제대로 된 CPR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육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교보건법에 따라 초·중·고등학교 학생은 CPR을 포함한 응급처치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응급처치 방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학생들이 얼마 안돼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5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응급처치 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중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대학생 163명 중 전체 응급처치 절차와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1.7%(19명)뿐이었다. 절차별로 보면 CPR 방법을 아는 비율은 73.6%,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아는 비율은 24.5%였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CPR 관련 교육이 잘 이뤄지는 편에 속하지만, 일시적인 교육이라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속해서 올바른 CPR 방법을 영상이나 시청각 자료 등으로 배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전에서는 심리적으로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 교육을 통해 몸에 배도록 해야하다”고 강조했다.
CPR, 심정지 환자 생존율 3배 높여
CPR은 심장이 멈췄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치료법이다. CPR 교육은 구청이나 대한적십자사, 대한심폐소생협회 등에서 상시 받을 수 있다.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CPR을 효과적으로 하면 하지 않을 때보다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심장이 멈추면 혈액 순환이 중단되는데, 뇌는 특히 4∼5분만 혈액 공급이 차단돼도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어 골든 타임 내 조치가 중요하다.
응급처치를 위한 순서로는 먼저 어깨를 두드리는 등 환자의 의식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 한다. 호흡을 확인하고 CPR(가슴 압박·인공호흡 및 AED 부착)을 진행한다. 인공호흡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전문 구조대가 올 때까지 쉬지 않고 가슴을 계속 압박하는 것이 낫다. 익사, 질식 등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인공호흡이 필요하다고 한다.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다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옆으로 돌려 눕히는 것이 좋다.
■ 심폐소생술(CPR) 순서
「 1. 심정지 및 무호흡 확인
양어깨를 두르리며 말을 걸고 눈과 귀로 심정지 및 무호흡 유무를 확인한다. (반응과 호흡이 있으면 심정지가 아니다.)
2. 도움 및 119신고 요청
주변사람에게 (꼭 집어서) 119신고를 부탁하고, 자동심장충격기를 요청한다.
3. 가슴압박 30회 시행
환자의 가슴 중앙에 깍지낀 두손으로 몸과 수직이 되도록 압박한다. 압박은 성인기준 5cm 이상 1분에 100~120회 이상의 속도로 압박한다.
4. 인공호흡 2회 시행
코를 막고 구조자의 입을 완전히 밀착하여 정상호흡을 약 1초 동안 2회 숨을 불어 넣는다. 인공호흡이 어려울 경우 가슴압박을 지속적으로 시행 한다.
5. 가슴압박, 인공호흡 반복
30회의 가슴압박과 2회의 인공호흡을 119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반복해서 시행한다.
」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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