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회장 빠진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5인 각축 시작(종합)

나재철 회장, 제 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불출마 선언
구희진, 김해준, 서명석, 서유석, 전병조 등 5인 각축 이어질 듯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0 골드에이지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제6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 회장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후보로 나선 5인의 각축전이 이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 회장은 1일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그간 일부 회원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재출마 권유를 해주셨지만 새로운 회장이 자본시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최종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나 회장은 불출마 선언의 가장 큰 이유로 선거 당시 했던 "단임 약속"을 꼽았다. 그는 "약속을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을 수 없다"라며 "어떤 명분으로도 단임 약속을 파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재임 동안 디폴트옵션 도입, ISA 확대 개편, 금융투자 세제 선진화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 ATS 설립 등 마무리해야 할 일도 많아, 주변에서 연임에 도전하라는 권유도 많았지만, 약속이 우선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그간 출마 선언을 한 후보들의 경우 "모두 자본시장을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저를 대신해 우수한 협회 임직원의 도움을 받아 자본시장 활성화를 이뤄낼 만한 역량이 충분하다는 믿음이 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고 설명했다.

현 금융시장의 신용 경색을 풀어야 하는 시점에 출마 선언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의 적극적 대처에도 아직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자금시장 정상화를 지원해야 할 엄중한 시기에 현직 협회장이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협회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엔 무엇보다 공정한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간 추진했던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나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회장 선거에는 5명의 후보가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인물들은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등 5명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나 회장이 선거에 나선다면 유력한 당선 후보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는 점에서, 추가 인물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금투협은 이르면 오는 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 구성 등 제6대 회장 선거를 위한 일정을 논의한다. 후추위가 마련되면 후보 등록 작업이 시작되고 등록 후보 중 3배수를 추려 선거를 진행한다. 투표는 정회원사(증권사 59곳, 자산운용사 308곳, 부동산신탁사 14곳, 선물사 4곳 등 385개 사 등) 최고경영자(CEO)가 진행한다. 투표권은 회비 분담률에 따라 다르게 주어진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