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희생자와 유가족 위로...“재발방지에 최선”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울시의회(의장 김현기)는 11월1일부터 12월22일까지 52일간 일정으로 제315회 정례회를 개최, 행정사무감사, 서울시정 및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과 서울특별시 및 서울시교육청 예산안 등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서울특별시의회는 제315회 정례회 개회식에 앞서, 10월 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사고 피해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올렸다.
이어 김현기 의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이태원 사고에 대해 서울특별시의회를 대표해 고개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며, 부상자들 또한 조속히 일상과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고로 많은 청년들이 희생됐고, 이들을 먼저 떠나보낸 많은 부모님들도 계시다며, 어떤 위로도 가슴에 닿지 않겠지만 너무 힘들때는 혼자서만 이겨내려 하지말고 공공에 손을 내밀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가슴 아픈 잇단 사건들로 인해 소중한 청년들을 잃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늘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만 이것이 공허한 외침이 되어온 것도 우리의 불편한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만큼은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과 함께 최선을 다해 진정으로 개선해 나가자고 당부하면서, 서울특별시의회는 ‘다중 운집행사 경비 및 안전 확보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울을 찾아온 외국인들의 희생도 있었다며, 외국인 희생자 가족들도 상심을 더 겪지 않도록 서울시에 조치와 지원을 당부했다.
이번 정례회는 11월1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11월 2일부터 11월15일까지 14일간 행정사무감사, 15일 2022년도 예산제출에 따른 시정연설 ▲11월16일부터 11월18일까지 교섭단체 대표연설 및 서울시정과 교육행정에 대한 시정질문 ▲11월 21일부터 12월15일까지 서울시 및 서울시교육청 예산안 등 안건에 대해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제315회 정례회 개회사
2022. 11. 1.
사랑하는 천만 서울시민 여러분!
오세훈 시장님과 조희연 교육감님을 비롯한 출석 공무원 여러분!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지난 10월 29일 밤 용산 이태원에서 참담하고 비통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참혹한 슬픔입니다.
서울시의회를 대표해서 고개숙여 사죄드립니다.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다시 빕니다.
슬픔과 비탄에 빠진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부상자분들이 쾌유하여 조속히 일상과 함께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이번 제315회 정례회를 맞아 시민들과 시장 및 교육감에게 드릴 말씀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 다음 본회의 시장과 교육감의 예산안 시정연설시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이태원 사고로 10대 중등학생들과 2,30대 청년들이 희생됐습니다.
꽃다운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많은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참척의 고통입니다.
이분들께 지금 어떤 위로의 말씀을 드려도 가슴에 닿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고인이 된 박완서 작가께서 쓴 글을 다시 읽어 봤습니다.
"상을 당한 이에게 정중한 조문을 하는 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도덕입니다.
그러나 참척을 당한 에미에게하는 조의는 그게 아무리 조심스럽고 진심에서 우러나온 위로일지라도 모진 고문이요, 견디기 어려운 수모였습니다.
자식이 내 상을 당해 조문을 받는 게 순리이거늘, 그 복도 못 타 역리에 굴복해야 하는 비참한 처지“라고 깊게 자탄했습니다.
우리는 가슴 아픈 잇단 사건들로 인하여 소중한 청년들을 잃고 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늘 재발 방지 약속을 합니다만, 이것이 공허한 외침이 돼 온 것 또한 우리의 불편한 진실입니다.
시장님,
그리고 교육감님.
이번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의회와 같이 최선을 다해 진정으로 개선해 나갑시다.
서울시의회는 선진사례를 참고해 ‘다중 운집행사 경비 및 안전 확보에 관한 조례’를 즉시 제정토록 추진하겠습니다.
이번 사고로 서울을 찾아 온 외국인분들도 희생됐습니다. 손님은 계시는 동안 편안하게 있다가 안전하게 돌아가게 해 드리는 것이 우리의 도리인데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외국인 희생자 가족분들께서 상심을 더 겪지 않도록 서울시는 모든 조치와 지원을 해줄 것을 거듭 당부드립니다.
자식을 떠나 보내신 부모님들,
이 고통이 오래 심하게 가실 것 같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자식 무덤이 비에 젖을까봐 그것부터 걱정하는 게 엄마의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너무 힘드실 때는 혼자서만 이겨내려하지 마시고 공공에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서울시의회가 묵묵히 함께 공감하겠습니다.
그리고 기도하겠습니다.
거듭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이들과 작별하게 된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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