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철의 CAR&] 아이오닉 5·6 이어 7까지…콘셉트카 ‘세븐’ 통해 내다본다

강병철 2022. 11. 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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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현대차 EV사업부장(부사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2024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7까지 적용한다고 밝혔다. 오른쪽 뒤로 아이오닉7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컨셉트카 ‘세븐(SEVEN)’. [사진 현대자동차]


‘빨리빨리’. 한국인의 급한 성향을 대표하는 표현이다. 부정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끈 긍정적인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런 ‘빨리빨리’ 문화가 급속하게 전기차 시대를 맞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8월 아이오닉6의 첫날 계약 대수가 3만7446대를 기록했다. 아이오닉5가 보유한 역대 최다 첫날 계약 대수(2만3760대) 기록을 불과 1년 반 만에 갈아치웠다. 아이오닉6가 정식 출시된 첫 달인 지난 9월엔 2652대가 팔려 단번에 아이오닉5를 제치고 국내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이런 아이오닉6의 강렬한 데뷔에도 자동차 업계와 매니어들은 ‘빨리빨리’ 아이오닉7 쪽으로 이미 눈길을 돌리고 있다. 김흥수 현대차 EV사업부장(부사장)은 “현대차는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고 다양한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며 “우선 우수성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2024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7까지 적용해 아이오닉 브랜드의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에 따라 출시가 확정된 아이오닉7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콘셉트카 ‘세븐(SEVEN)’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세븐은 콘셉트카 ‘45’와 ‘프로페시’에 이어 현대차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의 세 번째 콘셉트카다.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의 미래, 즉 ‘SUEV(Sport Utility Electric Vehicle)’를 표방한 모델이다.

세븐의 외관은 공기 역학 차원에서 최적화가 이뤄진 디자인과 순수한 미적 감각을 통해 기존의 전형적인 SUV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실루엣을 보였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정체성인 디지털 감성뿐만 아니라 아날로그적 요소를 더했다. 액티브에어플랩(AAF)은 주행 상황에 맞게 여닫아져 공기 흐름을 제어해 전기차에서 더욱 중요해진 주행거리를 늘려줬다.

현대자동차 컨셉트카 ‘세븐(SEVEN)’은 아이오닉7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준대형 전기 SUV다. [사진 현대자동차]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아이오닉7에서 실제 구현할 것으로 보이는 도어(문짝)와 실내다. 세븐은 운전석 쪽에 하나의 도어만 있다. 조수석 쪽은 두 개의 도어가 영국 롤스-로이스처럼 열린다. ‘코치 도어’라고 부르는데 롤스-로이스와 달리 가운데 기둥이 없다. 비대칭적인 도어 배치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실내 공간을 창출했다. 탑승객이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해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 차량의 내부 모습을 미리 선보였다. 내부 루프 라인도 유선형으로 생겼다. 3.2m의 긴 휠베이스와 전기차 특유의 평평한 바닥(플랫 플로어) 덕분에 고급 호텔 라운지와 같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변속기도 운전석 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만 올라온다. 덕분에 날씬한 칵핏(운전석) 모습으로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180도 회전할 수 있고, 앞뒤로 이동 가능한 시트는 운전 모드(자율주행 모드 포함)에 따라 자유로운 배열이 가능하다. 초대형 27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이동식 콘솔 ‘유니버설 아일랜드’는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엇보다 누워서 하늘 방향으로 보면 77인치 비전 루프 디스플레이가 있다. 멀티스크린을 통해 탑승자 개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현대자동차 컨셉트카 ‘세븐(SEVEN)’은 조수석 쪽 도어가 롤스-로이스의 ‘코치 도어’처럼 열린다. 아이오닉7에도 실제 장착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시트 하단에 살균·탈취·건조 기능을 통해 신발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슈즈 케어’ 공간과 음료를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미니 냉장고가 있다. 위드 코로나 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염두에 두고 위생에도 신경 썼다. 시트에 살균 기능이 있는 섬유를, 카펫에 항균 기능이 있는 대나무 소재를 사용했다. 특히 추가 교체 없이 지속 가능하고 위생적인 소재를 내부 곳곳에 활용했다. 공기 순환 시스템은 여객기 내 순환처럼 환기구를 통해 공기 흐름을 제어하고, 차량 내 공기 오염을 방지한다.

자외선(UVC) 살균 모드는 시동을 끄고 모든 탑승객이 하차하면, 시트 하단과 도어에 있는 UVC 발광다이오드(LED)가 차 안에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없애 주는 시스템이다. 또 소독용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어 탑승자가 언제나 소지품을 소독할 수 있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은 “세븐은 전동화 시대에 SUV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SUEV 디자인”이라며 “공기 역학적인 디자인에 SUV 특유의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고, 탑승객을 배려한 실내 공간은 가족을 위한 생활 공간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라운지와 같은 현대자동차 컨셉트카 ‘세븐(SEVEN)’의 실내는 위드 코로나 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위생과 살균에도 신경을 썼다. [사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7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세븐’과 함께 연내 국내 출시 예정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도 관심을 끌고 있다. 2018년 SUV 넥쏘 출시 이후 승용차 쪽에서는 수소전기차 개발이 부진한 것으로 보이지만, 상용차 부문에선 괄목할 모습을 보인다. 해외에서 먼저 선보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현대차 자체 테스트 기준으로 1회 충전에 최대 57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 이후 두 번째로 출시할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도 현재 운행 중인 광역버스처럼 일상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경찰에 공급할 예정인 수소전기버스의 경우 완충 시 최대 550㎞까지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용차를 포함한 대대적인 라인업 확대를 통해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 비중을 지난해 6%에서 2030년 4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순수전기차(BEV) 이외에도 상용차 부문의 수소전기차(FCEV) 기술력이 글로벌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정부 주도의 수소 생태계 촉진 정책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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