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특위' 뒤집은 국힘 서울시의원들 "여력·시간 안돼"
[소중한 기자]
▲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1일 오후 중구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는 1일 오전 회의에서 다루기로 한 이태원참사특위 구성결의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회의를 끝냈다.
전날인 10월 31일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는 박환희(국민의힘) 위원장과 김지향(국민의힘)·이민옥(더불어민주당) 부위원장의 협의를 통해 이태원참사특위 구성결의안을 1일 안건으로 올려 의결하기로 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공지했다.
▲ 지난 31일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여야 협의를 통해 1일 '이태원참사특위' 구성결의안을 의결하기로 했으나, 당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로 해당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
ⓒ 서울시의회 |
국민의힘 "행정감사로 바빠, 능력 초월"... 민주 "슬픔·분노 시민과의 약속"
하지만 최호정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오전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저는 처음부터 반대했지만 다른 의원들이 그 의견(이태원참사특위 구성)을 내서 참고 있었다"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서울시의회는 상임위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2~15일 진행되는 행정감사를 통해)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충분히 원인을 규명할 수 있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감사에 최선을 다하면 모든 상임위가 오전 10시부터 저녁까지 계속 회의를 하고 의원들이 바쁜데 또 특위를 만들 여력도 시간도 없다"며 "저희가 보좌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의원 1명 당 행정지원관 1/4명이 있다, 행정감사를 하면서 이태원참사특위까지 운영하는 건 능력을 초월한다고 생각한다, (행정감사 이후)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그때 특위를 만들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허훈 의원도 "사고가 있을 때마다 특위를 만들어서 특위가 늘어나는 것은 조금, 그럴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라며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저희(서울시의회)는 한 템포 늦춰도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옥재은 의원 또한 "개별적으로 (희생자들의) 장례, 영안실 찾아뵙기가 너무 송구스럽다"며 "지금 정부나 지자체에서 분명히 대책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시의회까지 이런 일을 한다면 아마 중복이 돼 희생자 분들에게 더 큰 혼란을 드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참사특위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시점을 연기하자는 뜻"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진술 의원은 "통일안보특위, 관광산업특위의 경우 국민의힘이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구성안을 통과시켰다"라며 "관광산업특위는 표결로 밀어붙이고 무엇보다 시급한 이태원참사특위는 나중에 천천히 해도 된다? 저는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제 만난 의장단, 상임위원장들, 예결위원장, 양당 원내대표 총 18명 중 더불어민주당은 4명이었다. 사안이 중요하니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한 게 (국민의힘 출신) 김현기 의장이었다"라며 "이태원 참사도 참담하고 오늘 운영위원회도 참담하다, 시민에 대한 약속인데 정쟁으로 가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박수빈 의원도 "저도 29~30일 새벽에 친구와 연락이 안 돼 밤새 울었고 겨우 통화가 돼 또 울었다. 제 또래와 제 또래 자녀를 둔 분들, 친구, 조카, 옆집 등 온 인적관계로 연결된 사람들이 고통과 슬픔과 분노에 차 있다"라며 "서울시의회가 나서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특위를 만들려고 하는데 여력이 없다고 말할 일인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여당인 국민의힘은 여러 개 특위를 만들어놓고 이태원참사특위를 위한 여력은 없다고 말씀하시니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국민의힘은) 서울시민의 마음을 이해하고 접근해줬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특위' 제안에 "강의 다했냐" 비꼰 국힘 서울시의원 http://omn.kr/21fje).
▲ 10월 31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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