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술집 전전했던 청년들이 일군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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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 제일시장에는 젊은 청년들이 열심히 장사한다고 소문난 과일가게가 있다.
31일 찾은 가게에선 청년 직원들이 "어머니, 오늘 단감이 좋아요. 한번 보세요"라며 손님들을 불렀다.
유아 체육 관련 일을 하다 '시장청년'에 합류한 문대휘(31)씨는 "보통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12시간 정도 일한다. 장사가 잘될 때도 재미가 있지만 오늘이 지나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건을 팔았을 때 느끼는 희열도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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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 제일시장에는 젊은 청년들이 열심히 장사한다고 소문난 과일가게가 있다. 31일 찾은 가게에선 청년 직원들이 “어머니, 오늘 단감이 좋아요. 한번 보세요”라며 손님들을 불렀다. 가게에 들어선 손님에게 슬쩍 물어보니 “여기 과일 맛있어요, 자주 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착실해 보이는 그들의 과거를 들으면 깜짝 놀란다. 나이트클럽 웨이터도 있고 술집에서 일했던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 새 인생을 선물한 이는 김동은(34) 그리스도의몸교회 전도사다. 김 전도사는 2020년 이들과 함께 ‘시장청년’이라는 청과 브랜드를 세웠다. 과거 술집 손님을 부르던 이들은 이제 맛 좋은 과일을 찾는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목회자 자녀였던 김 전도사는 17살에 집을 뛰쳐 나와 나이트클럽에서 일했다. 몸이 아파 간 병원에서 하나님을 만났고 서울신대에 들어가 전도사가 됐다. 그는 “일반 전도사 같지 않은 제 말투나 태도도 그렇고 주변에 불량해 보이는 친구들만 모여드니 시선이 따가웠다. 그래서 2019년 경기도 김포에 교회를 개척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회를 개척하니 전에 일하던 곳에서 알던 이들이 찾아왔다. 술에 취한 이들을 집에 데려다주면서 속 깊은 이야기를 듣고 말씀을 전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져 대다수 성도가 직장을 잃었다. 성도들과 의기투합해 특별한 기술 없이도 할 수 있는 과일 장사를 시작했다. 온몸에 문신이 가득한 건장한 청년들이 아침 일찍부터 “엄마, 아빠, 열심히 살겠습니다”를 외치며 과일을 팔았다. 초창기에는 과일을 제대로 고르지 못해 400~500만원씩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점차 입소문을 탔다.
김 전도사는 “어릴 적 소위 엇나갔던 이들도 나이가 들면서 올바른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들에게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기쁨과 하나님의 피조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했다”며 “주일에 설교를 전하며 목양하는 것도 의미 있는 목회다. 그러나 나는 단 한 명이라도 성도의 삶에 들어가 예수님을 함께 닮아가려 노력하고, 그들이 또 다른 생명을 전도하게 만드는 목회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함께 하는 17명의 직원도 새로운 삶을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유아 체육 관련 일을 하다 ‘시장청년’에 합류한 문대휘(31)씨는 “보통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12시간 정도 일한다. 장사가 잘될 때도 재미가 있지만 오늘이 지나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건을 팔았을 때 느끼는 희열도 있다”며 웃었다. 문씨는 “형(김 전도사)이 전도사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형, 동생, 친구, 이웃으로 다가가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요즘 세상에는 이런 방식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청년’은 현재 50여개 매장을 관리하면서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에게 솔루션과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추후 1000개까지 매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청년’은 이중직 목회자나 은퇴목회자가 참여할 수 있는 과일 디저트 카페 런칭도 준비하고 있다.
김 전도사는 “나와 같은 이중직 사역이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작아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목회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국교회 생태계가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한다”며 “건물 시스템 목회자 중심이 아니라 세상 곳곳에서 예수님의 제자를 만드는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천=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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