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FA 맞는 삼성의 순혈 내야수 김상수

남창영 2022. 11. 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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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생의 야구이야기]

[남창영 기자]

한국 야구사에서 류중일은 최고 유격수 계보를 잇는 명 유격수였다. 류중일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 삼성의 감독으로 삼성 라이온즈 전성기를 만들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한국시리즈를 4연패 하는 동안 그가 기용한 삼성의 유격수는 김상수였다. 최고의 유격수였던 류중일이 낙점한 삼성 왕조의 주전 유격수가 바로 김상수였던 것이다.

김상수는 경북고 시절부터 고등학교 최고 유격수 중 최대어였다. 삼성 라이온즈는 2009년 1차 지명으로 김상수를 선택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선택한 내야수 1지명이었으니 삼성이 김상수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김상수는 2009년 데뷔와 동시에 주전급 유격수로 성장했다. 데뷔 초 김상수는 타격에 약점을 보였지만 유격수 수비만큼은 최고 수준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다른 것은 몰라도 유격수 수비 만큼은 김상수가 최고라는 의견이 많다. 타격도 본격적인 주전으로 도약한 2011년부터는 2할 중후반대를 넘기며 꽤 괜찮은 컨택 능력을 보여 주었다. 특히 발은 그리 빠르지 않지만 주루 센스가 상당히 좋아 부족한 타격 능력을 발로 보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에는 53개의 도루로 리그 최고 대도에 등극하기도 했다.

김상수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한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2015년 삼성 라이온즈가 정규리그 우승을 할 때에도 삼성의 주전 유격수는 김상수였다. 최고의 활약으로 삼성 왕조의 중심 선수였던 김상수는 2017년 허벅다리 근육 부상으로 쓰러졌다. 2009년부터 부상 한 번 없이 삼성의 중앙 수비 라인을 굳건히 지켜왔던 김상수도 피로 앞에 팀을 장기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 2018년 다시 주전 유격수로 팀에 돌아왔지만 김상수는 부상의 여파로 예전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김상수의 노쇠화를 염려했던 삼성은 대체자로 이학주를 점찍고 2018년 실시한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로 이학주를 선발했다. 2017시즌과 2018시즌 연속 2년 부진했던 김상수는 2018시즌 뒤 FA 계약에서 찬밥 신세로 몰리며 비교적 헐값인 3년 18억 원에 계약했다. 김상수는 20대 FA면서 삼성 전성기를 이루어 낸 대표 유격수였지만 2년간의 부진으로 차가운 FA계약을 맺었다.

2019년부터 김상수는 유격수 자리를 이학주에게 넘겨 주고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학주-김상수 키스톤 콤비는 대한민국 최고의 활약을 펼쳐줄 것이라 기대를 모았지만 화려함 보다는 안정적이었던 김상수의 유격수와는 달리 이학주는 화려하지만 안정감이 떨어지는 유격수 수비로 아쉬움을 샀다. 김상수는 수비 부담이 줄면서 타격이 살아나며 2020년 생애 첫 3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삼성의 리드오프 자리를 맡아 자신의 센스있는 주루 능력을 어김없이 보여 주었다. 그러나 2021년에는 타격이 다시 곤두박질 쳤다. 2루 수비 능력은 자타 공인 최상급이었지만 2할 3푼대 타격으로 벤치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올 시즌 김상수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탔다. 전반기 제대로 된 주전 출장 기회를 보장 받지 못하며 유틸리티 내야수로 활약했다. 허삼영 감독은 김상수의 타격능력을 과소 평가하면서 주로 수비 요원으로 김상수를 활용했다. 불규칙한 타격 기회를 얻다 보니 김상수의 타율은 더욱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2번째 FA가 되는 김상수에게 다시 시련이 다가 오는가 싶었다.

내야 마당쇠로 떠돌던 김상수가 전환기를 맞은 것은 박진만 감독대행 취임 이후다. 박진만 감독대행은 김지찬, 이재현, 오선진 등이 돌려 막던 유격수 자리에 김상수를 고정했다. 김상수가 주전 유격수를 맡은 이후 김상수는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훨훨 날았다. 팀의 최대 고민거리였던 유격수 자리가 탄탄해 지자 삼성의 성적은 상승세를 탔다. 이렇게 김상수는 다시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았다.

유격수는 포수와 더불어 단기간에 주전급 선수를 만들기가 어려운 포지션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만큼 수비에 있어 비중이 큰 자리이기도 하다. 결국 FA로 괜찮은 유격수가 나오면 눈독을 들이는 팀들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음 시즌 김상수를 노리는 구단들이 있어 주목된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군입대를 하고 심우준의 공백을 대비하기 위해 트레이드로 모셔온 장준원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상황에서 유격수의 공백은 심각하다. kt에게 팀 내야를 안정 시켜 줄 김상수 카드는 상당히 달콤한 유혹이다. 롯데는 큰 기대를 가지고 이학주를 삼성과 트레이드 했지만 올 시즌 이학주는 자신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롯데가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안정감 있는 김상수가 상당히 탐나는 카드다.

kt와 롯데 외에 삼성도 김상수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삼성의 프랜차이즈 리더라는 김상수의 무게감도 무게감이지만 명 유격수 출신 박진만 감독의 신임이 대단하다. 박진만 감독은 김상수가 공수의 핵일 뿐만 아니라 팀의 리더로써 가치가 높다며 김상수를 잡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상수는 좋은 선수다. 1990년생으로 선수 생활 완숙기에 들어선 김상수가 두 번째 FA를 계기로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김상수가 삼성을 떠나 내야 보강이 필요한 다른 팀을 한번 선택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삼성에서는 모든 것을 이루었던 만큼 다른 팀에서 김상수의 전성기를 새로 만들어 갔으면 하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견해다. 오랜 시간 푸른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에 다른 유니폼이 어떨지 상상해 보는 것 만으로도 미소가 흘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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