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의림지 둘레길 야행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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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환 기자]
▲ 의림지 용추폭포 다리 의림지 용추폭포를 지나는 다리. 이곳에는 투명한 유리가 깔려있어 폭포를 그대로 볼 수 있다 |
ⓒ 이보환 |
문화재청이 수년 전부터 제안한 '문화재야행' 프로그램은 대부분 자치단체가 참여한다. 문화재가 집적.밀집된 지역을 거점으로 지역의 특색있는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관람, 체험, 공연, 전시 프로그램이다.
조상의 얼이 살아 숨쉬는 문화재를 몸소 느끼면서 건강도 챙길수 있는 의림지 일대 야행을 결심했다.
충북 제천시는 유서깊은 도시다. 국내 최대 규모 황기 집산지이며 고추 시장도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자연치유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자수려한 경관을 갖췄다. 제천은 또 의병의 고장이다. 을미의병 진원지로 의기를 중시한다. 이처럼 삼한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삼한시대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의림지는 아직까지 농업용수로 기능한다. 이렇게 오래된 인공 저수지가 아직까지 농사짓는데 사용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 것이다.
의림지 주변은 용두산, 한방치유숲길, 물안이골, 삼한의 초록길 등 걷기의 보고다. 짧지만 빛나는 가을. 만추를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밤이면 초록길과 의림지를 찾는다.
10월 28일 저녁 모임이 있던 터라 운동복도 준비하지 못했다. 신발 또한 캐쥬얼화다. 차림이 이래도 한두 시간 걷기에는 충분하다.
삼한의 초록길은 의림지 아래쪽 140㏊ 의림지뜰에 조성된 길이다. 일대 논은 친환경농법으로 쌀을 생산한다. 우렁이와 오리, 미꾸라지 등을 이용해 벼의 생육을 돕는다. 제초제 등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땅과 물이 살아 있다.
의림지뜰을 가로질러 의림지로 향하는 2㎞ 초록길은 사계절 좋다. 땅이 살아나는 봄, 푸른 여름, 금빛 가을, 찬바람 향연이 이어지는 겨울. 나무와 다양한 식물, 곳곳에 마련된 새들의 보금자리는 산책길을 따뜻하게 품어준다.
아기자기한 포토존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재미를 준다. 길 왼쪽과 오른쪽은 각각 자전거길과 농로다. 제천시는 3월부터 10월까지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준다.
▲ 의림지 야경 의림지 둘레길은 은은한 조명이 있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
ⓒ 이보환 |
쌀쌀한 밤 날씨를 걱정했는데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빛 때문인지 바람이 훈훈하다. 귀뚜라미 소리에 가을밤이 더욱 깊어진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설치한 에코브릿지에 다다랐다. 옛것을 지키려는 초록길과 현대적 감각의 살아있는 전망대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의림지 제림이 있는 둘레길은 언제 걸어도 푸근하다. 화려한 조명과 인공 폭포의 현란함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아래 절벽이 훤히 보이는 유리길은 용추폭포의 기세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의림지에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다. 가족, 연인, 친구, 삼삼오오 모여 가을밤을 즐긴다. 밤이라 환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의림지에는 소나무와 버드나무 숲이 장관이다.
▲ 의림지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 의림지 인근에는 삼한의 초록길, 한방치유숲길, 물안이골 등 다양한 코스가 있다 |
ⓒ 이보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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