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외면한 '큰손' 중국…온라인 쇼핑, 직구가 역직구 역전
코로나19 이후 옷이나 화장품, 전자제품 등을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사는 ‘직구족’이 늘어난 반면 해외에서 국내 상품을 구매해가는 ‘역직구족’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에서 직구는 무역수지의 ‘수입’ 개념에, 역직구는 ‘수출’에 해당한다. 최근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역직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구 50% 늘 때 역직구는 57% 줄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올 상반기 해외 직구액이 2조7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1조8000억원보다 50%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역직구액은 2조6000억→1조1000억원으로 57.7%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3년치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해외 직구와 역직구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직구액(수입)은 역직구액(수출)의 2.5배에 달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국경 간 전자상거래가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전자상거래 규모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99조7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64조6000억원과 비교해 54.3% 늘었다. 반면 해외 직구와 역직구를 합한 국경 간 전자상거래액(B2C 부문) 규모는 2019년 상반기 4조4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3조7000억원으로 15.9%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선호되며 전체적으로 전자상거래 규모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전자상거래를 통한 무역인 국경 간 전자상거래 거래 규모가 감소한 것은 역직구 규모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큰손’ 중국마저…한국산 물건 외면
특히 그동안 ‘큰손’ 역할을 하던 중국발 역직구 비중이 급감했다. 지난 2019년 2조1990억원이던 중국의 역직구 규모는 올 상반기엔 이보다 66%가량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온라인 면세점 사업이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조치와 올해 제로 코로나 정책 등의 영향으로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 차지하던 매출이 크게 줄어든 데다 계속된 고환율로 인해 업황 회복세도 더딘 모습이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는 중국에서 101.4%, 유럽연합(EU)에서 46.2% 증가하는 등 전 지역에 걸쳐 꾸준히 늘었다.
최근 무역수지가 악화하는 가운데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국내 상품의 경쟁력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올해 10월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약 356억 달러(약 50조54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무역통계가 작성된 1956년 이후 66년 만의 최대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의 판매자에게 쉽게 접근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 해외 소비자의 수요를 끌어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선점을 위해 목록 통관 수출이 가능한 세관 확대 ▶인접국과 통관 절차 간소화 협의 등 전자상거래 수출 지원 정책 ▶전자상거래 수출입 데이터 개방 등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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