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보다 비싼 인뱅 신용대출…포용금융 '무색'

김효숙 2022. 11. 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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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 금리 차이 최대 4%P
"취급 비중 커 가산금리 ↑"
인터넷전문은행 3사. ⓒ각 사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에게 내준 신용대출이 대형 시중은행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포용금융과 혁신을 내세우며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기존은행보다 비싼 이자로 서민 대출을 내주는 것은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신용점수(KCB 기준) 850~801점 구간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7.44%로 같은 구간의 5대 은행 평균 신용대출 금리보다 0.94%포인트(p) 높았다. KCB기준 신용점수 850~800점은 대개 중신용자로 판단한다.


회사별로 보면 케이뱅크가 6.86%, 토스뱅크가 7.58%, 카카오뱅크가 7.88% 순이다. 가장 높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5대 은행에서 가장 금리가 낮은 신한은행과 비교하면 1.52%p까지 차이난다. 같은 구간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신한은행 6.36 ▲우리은행 6.40% ▲하나은행 6.50% ▲NH농협은행 6.58% ▲KB국민은행 6.64% 순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8월부터 신용점수를 50점씩 구간별로 나눠 신용대출 금리를 공시하는데, 중저신용자 기준인 850점 이하 구간은 모두 인터넷은행의 평균 금리가 5대 은행 보다 높았다.


인터넷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800~751점 8.17% ▲750~701점 8.79% ▲700~651점 9.44% ▲650~601점 10.83% ▲600점 이하 10.81%이다. 5대 은행의 평균 금리는 ▲800~751점 8.17% ▲750~701점 8.79% ▲700~651점 9.44% ▲650~601점 8.71% ▲600점 이하 9.74%였다. 구간 별로 인터넷은행이 5대 은행보다 1~2%p 높은 셈이다.


KCB 신용점수 650~601점 구간 신용대출 금리. ⓒ은행연합회

특히 저신용자 구간에서 인터넷은행이 최대 4%p 가까이 금리가 높은 사례도 있었다. 650~601점 구간에서 가장 높았던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11.24%로 이중 가장 낮은 농협은행보다 3.92%p 차이났다.


이 구간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금리도 각각 10.44%, 10.80%로 5대 은행에서 가장 높은 하나은행의 9.38%보다 1%p 이상 차이났다.


문제는 고신용자 구간에서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이 5대 은행보다 저렴했다는 점이다. 신용점수 1000~951점 구간에서 인터넷은행 3사 평균 금리는 5.23%로 5대 은행의 평균 금리인 5.28%보다 0.05%p 낮았다.


인터넷은행은 포용금융 역할에 충실하다는 입장이다. 중저신용 대출 취급액이 시중은행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가산금리가 다소 올라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금리는 기존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다음 가감조정금리를 뺀 값으로 결정된다. 가산금리는 자금 조달 금리 등이 포함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애초 기존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못받는 사람들까지 대출을 내주다보니 가산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측면이 있다"라며 "기존 은행이 한 구간에서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가진 이들에게만 대출을 내준다면 그 구간에서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기존은행보다 큰데, 이들이 실제 기존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인터넷은행을 왜 찾았겠느냐"고 부연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7월 말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각각 23%, 24%를 기록했으며, 토스뱅크도 9월 말 기준 40%를 넘어섰다.


하지만 시중은행보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비싸게 내주는 것은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애초 인터넷은행은 기존은행이 하지 못하는 포용금융과 혁신금융 역할을 주문받으며 탄생했다. 신용점수가 낮은 사람들이 사채 시장으로 빠지는 것을 막고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게 하자는 취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10% 이상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주는 비율은 인터넷은행이 압도적으로 높다"면서도 "다만 전체 대출 중에서 7~8%대 금리로 신용대출을 내준 비중은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이 모두 비슷한데, 이 구간 대출 금리가 인터넷은행이 높은 것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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