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세워 이태원 참사 분석한 日방송…“포인트는 각도”[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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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일본인 10대 여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이 사망한 가운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세워두고 당시 현장을 재현하면서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일본 ANN 방송사는 지난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154명의 사상자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스튜디오에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을 재현한 조형물이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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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방송서 조형물로 사고 현장 재현
“몸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려”
이태원 참사로 일본인 10대 여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이 사망한 가운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세워두고 당시 현장을 재현하면서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시청자들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일본 ANN 방송사는 지난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154명의 사상자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해당 보도에서 진행자는 “서울 번화가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모인 많은 젊은이가 군중 눈사태에 휘말려 일본인 2명을 포함해 15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는 “왜 154명의 희생자가 이 좁은 길에서 나온 것인지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해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에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을 재현한 조형물이 준비됐다. 구조물은 경사도 10%(경사각 5.7도)의 비탈길을 재현했고, 크기는 1㎡였다. 당시 골목에 가득했던 군중을 묘사하기 위해 구조물 위에는 9개의 마네킹이 서로 바짝 붙어서 설치됐다.
기자는 “여기는 비교적 급격한 내리막이다.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실제로 올라가 보면 경사가 급격해 조심해야 한다”면서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린다. 휠체어 슬로프보다 2배 정도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마네킹 사이로 직접 들어간 뒤 “1㎡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제 눈앞에는 앞사람의 후두부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이건 마른 체형의 마네킹인데 실제로 사람들이 더 두꺼운 옷을 입고 소지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압박감이 더 심하다”며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어느 쪽이든 무서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로 몸을 지탱하고 있어 넘어지지 않지만 누군가 허리를 숙이거나 땅에 떨어진 걸 주우려고 하면 주위에 있던 사람은 지탱하던 것이 없어져서 넘어지고, 또 그 앞에 있던 사람도 함께 넘어지는 등 도미노처럼 우르르 쓰러진다”고 말했다.
기자는 “50㎏의 압력이 가해지면 사람은 답답함과 공포를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쓰러져 포개진다면 제일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는 수백㎏의 압력이 가해진다”고 말했다. 또 서 있는 채로 압사당한 사람을 언급하면서 “강한 압력에 노출되면 혈류가 제한돼 30초 뒤 의식을 잃고 약 6분 만에 죽음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도에 많은 누리꾼은 이해가 쉬워서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인트는 비탈길 각도였는데 그걸 잘 살려서 설명해줬다’‘실제로 사망자 중 여자가 많은데 기자가 허리를 숙이고 사람 사이로 들어가는 동작이 상대적으로 작은 키의 여자들이 느낄 압박을 잘 보여줬다’‘모형으로 재현하니 실제 그 상황에 있는 느낌이 든다’‘사람들이 왜 단체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잘 된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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