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코세페, 침통한 분위기 속 조용히 시작…올핸 어떨까

임유정 2022. 11. 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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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회차 ‘2022 코리아세일 페스타’ 1일 시작
이태원 참사에 유통가 애도 동참…명동거리 한산
소비자 여전히 인지도 떨어져…관광객은 크게 늘어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임유정 기자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의 막이 올랐다. 오는 15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백화점·대형마트·프랜차이즈·온라인 쇼핑몰이 대거 참여해 풍성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고물가 속 생활 밥상 물가 안정에 중점을 뒀다.


코세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간 유통업체가 함께 개최하는 쇼핑 축제로 오늘부터 2주간 진행된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200여개 늘어난 2300개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참여 기업들은 2~3년 간의 코로나19 늪에서 벗어나 ‘리오프닝’에 한껏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했다. 1일 오전 10시께 방문한 명동은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붙은 임대문의 현수막과 굳게 닫힌 문 앞엔 대출 문의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만 놓여 있었다. 코세페 첫날이었지만 쇼핑 행사 기간임을 알 수 있는 홍보물 역시 단 한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행사이니 만큼 시끌벅쩍한 거리를 기대했지만, 생각과 달랐다. 통행이 어려울 만큼 즐비하게 늘어섰던 노점상은 듬성등섬 자리했고, 코세페 행사 만으론 차갑게 식은 명동 거리의 열기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기엔 역부족처럼 느껴졌다.


컵과일을 판매하는 상인 A씨(50대)는 “코로나 이후 돌아오지 않은 상점이 절반 이상 된다. 추석 이후 매출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마이너스”라며 “저녁 7시 이후에나 외국인 관광객들이 모습을 좀 보이기 시작해 장사가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말 사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기대치가 대폭 꺾였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진행되는 첫 코세페 속에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홍보와 할인행사를 열었던 기업들은 지난 주말 준비한 행사를 취소하거나 대외홍보를 자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인 5일까지는 각종 행사를 비롯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관련 행사나 이벤트 역시 향후에도 재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선포한 ‘국민 애도 기간’에 행사를 여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반응이 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일상적인 영업 활동이나 브랜드 마다 할인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지만 연말 대목을 위해 준비했던 행사, 마케팅 등은 전면 보류하고 있다”며 “국가 애도에 동참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고 매출 감소의 경우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임대문의가 붙여진 매장과 빅세일을 하고 있는 로드샵 매장의 모습.ⓒ임유정 기자

◇ 인지도는 여전히 떨어져…“지난해 대비 거리는 회복세”

다만 오후 1시가 되니 명동 거리는 오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점심시간을 맞아 산책을 나온 직장인의 모습이 제법 보이기 시작했고, 손가락마다 쇼핑백을 하나 둘 걸어 든 쇼핑객이 텅 빈 거리를 일부 메웠다. 한국어 간판과 함께 연신 인증샷을 찍어대는 외국인들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코세페 행사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장 곳곳에 무분별하게 붙어있는 자체 브랜드 세일과 코세페를 구분 짓는게 큰 혼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화장품·의류 매장에는 ‘50% 할인’ ‘1+1 행사’ 등이 빼곡히 도배 돼 있었다.


명동을 찾은 소비자 B씨(30대)는 “오늘 휴무라서 혼밥을 할 겸 나와봤는데, 오늘이 코세페 기간인줄 몰랐다”며 “명동은 많은 패션 브랜드가 모여있고, 상시 할인을 하는 브랜드들이 많아 코세페 만의 장점을 이해하고 찾는 사람은 적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 길거리에 외국인들의 모습.ⓒ임유정 기자

지난해와 달리 소비의 활력이 돌면서 어느 정도 회복 개선의 기미도 보였다. 온데간데 없었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큰 여행용 가방 바퀴 소리가 다시 거리를 울렸다. 화장품 로드숍들 역시 야외 마스크 해제와 함께 재탄력을 받은 듯 보였다.


인근 상인들은 연말을 중심으로 연말 소비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코세페 행사를 기점으로 차갑게 식은 현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할 것이란 희망도 엿볼 수 있었다.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상인C씨(40대)는 “국가 애도 기간이라고 해서 일요일부터 사람들이 또 안보이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코로나 한창 때와 비교하면 외국인들도 늘고, 허탕을 치는 횟수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씁쓸하게 웃어보였다.


이런 가운데 코리아세일페스타 주최 측 관계자는 회를 거듭할수록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지자체와 온라인 플랫폼이 협업해 지역특산품과 지역 소재 기업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기획전을 준비한 만큼 소비 확대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코세페 관계자는 “원래 올해는 ‘슈퍼위켄’이라고 해서 대형유통사들을 중심으로 할인율을 대폭 올려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을 줄여주려 했으나 지난 주말 이태원 참사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며 “부착했던 현수막 등 홍모물도 함께 애도하는 마음으로 어제 오후 모두 수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할인율이나 인지도 측면에서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행사기간 바짝 준비하는게 아니라 행사가 끝나면 기업들과 함께 올해 행사에 대해 평가하고 개선점과 대안점에 대해 이야기 하며 더 나은 행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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