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케이팝 ‘그룹명’ 둘러싼 논쟁…상표권 주인이 될 자격

엠씨더맥스 전민혁 "이수, 멤버 동의 없이 그룹명 상표권 출원 유감"
H.O.T부터 신화·티아라·비스트 등도 소속사와 상표권 분쟁

가수들의 그룹명을 둘러싼 갈등은 가요계에서 끊이지 않는 논쟁거리 중 하나다. 최근엔 엠씨더맥스 멤버 전민혁이 그룹명 ‘엠씨더맥스’에 대한 상표권을 멤버들의 사전 동의나 협의 없이 이수가 단독으로 획득해 유감을 밝혔다.

엠씨더맥스 전민혁(왼쪽)과 이수 ⓒ뉴시스

현재 ‘엠씨더맥스’와 ‘M.C the MAX’ 두 개의 상표는 출원인 전광철(멤버 이수의 본명)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 앞서 2007년 전 소속사와 한 차례 상표권 분쟁을 치른 바 있어 팬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재 이수는 엠씨더맥스라는 이름을 내세워 단독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전믹혁은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2021년 11월 계약 만료 이후로 이전 소속사와는 교류가 없는 상태다. 엠씨더맥스 이수 콘서트는 인터넷을 통해서 소식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상표권 분쟁이 있을 당시 멤버들과 의기투합해 상표권을 지켰지만 엠씨더맥스 상표권은 출원권자인 이수에게 있음을 알리게 됐다. 저 또한 싱글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엠씨더맥스라는 타이틀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분쟁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전민혁이라는 이름으로 음원 발매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가요계에서 그룹명을 둔 상표권 분쟁이 잇따르는 건, 그 그룹명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 때문이다. 하이브, SM, JYP, YG 등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소속 아이돌의 상표권 출원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한류 바람을 타고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경제적 가치와 위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상표권을 누가 가지느냐에 따라 발생한다. 주로 소속사와 멤버들 구도로 갈등이 발생한다. 티아라의 전 소속사가 계약이 끝난 이후 뒤늦게 상표 출원을 진행하다가 거절돼 화제가 된 적이 있고, 비스트는 당시 소속사인 큐브 엔터테인먼트와 상표권을 둔 분쟁을 겪고 결국 비스트가 아닌 ‘하이라이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도 H.O.T와 신화 등 1세대 아이돌도 그룹명 상표권 문제를 겪었고, 최근 계약만료로 해체된 여자친구의 경우도 하이브 산하 쏘스뮤직이 특허청에 ‘G-Friends’라는 이름에 대한 상표등록출원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물론 멤버들이 기존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경우도 있다. 그룹 갓세븐이 소속되어 있던 JYP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갓세븐은 지난 5월 JYP가 2014년 등록한 갓세븐 외 갓세븐 관련 유닛 그룹의 상표권을 모두 양도 받아 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팀 이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소속사와 멤버들 간의 상표권 분쟁은 국내 아이돌 시스템에선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소속사가 멤버들을 발굴하고 팀의 콘셉트, 음반 제작, 콘서트 등 음악 활동의 전반을 기획하고 관리하면서 상당한 비용과 기간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의 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결과물은 엄연히 공동의 것이기 때문에 소속사가 온전히 이 권리를 모두 취해야 한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번 엠씨더맥스 멤버들의 그룹명을 둔 논쟁도 마찬가지다. 소속사와 멤버들 사이의 분쟁에서도 그렇듯 공동 결과물인 그룹명이 어느 한 사람에게만 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룹명은 멤버들에게 ‘존재 가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더구나 최근 그룹명은 하나의 IP 상품 브랜드로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성원의 동의 없이 일방적, 독단적으로 상표 출원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2019년 NRG의 멤버 노유민이 그룹명을 단독으로 상표출원을 한 후 거절통지를 받고 출원인에 천명훈을 추가했지만 멤버 전원의 동의가 입증되지 않아 거절됐다. 이후 소속사 대표가 ‘NRG’에 대해 상표출원을 하였으나 출원공고 이후 노유민·천명훈 측이 이의신청을 해서 재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NGR의 사례처럼 그룹의 상표권은 누구 한 명의 독단적인 의지로만은 되지 않는다. 이번 이수의 상표권은 멤버의 동이 없이 등록이 된 상황으로, 무효의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