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김과자로 베트남 사람 입맛 사로잡았다”…한류박람회서 220억어치 성과

고석현 2022. 11. 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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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2 하노이 한류박람회'에서 한국기업과 현지 바이어가 수출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코트라


“베트남에서 한국 식품이 이 정도로 인기가 많을 줄 몰랐습니다. 우리 김 스낵을 맛본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다시 사 먹고 싶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국제전시센터 내 ‘2022 하노이 한류박람회’ 행사장. 안상직 ㈜유비무환 대표는 충남 당진의 특산품인 김과 실치(뱅어)로 ‘당김스’라는 스낵을 소개하고 있었다. 안 대표는 “매운맛을 선호하는 현지인의 취향을 고려해 고추냉이·불닭 맛을 새로 만들었다”며 “이번에 22만 달러(약 3억1000만원)어치의 계약을 맺었다”고 자랑했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매달 컨테이너 두 개 규모의 물량을 수출할 예정이다.

안 대표가 참가한 한류박람회는 K-팝 공연 등 한류 이벤트와 연계해 한국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수출 마케팅 행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한다. 지난달 27~29일 열린 이번 행사에선 국내 기업 136개사가 동남아 11개국, 303개사와 대면 상담을 이뤄졌다. 이 기간 중 유비무환 등 20개 업체가 총 1564만4000달러(약 224억원)어치의 계약·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2 하노이 한류박람회'에서 소비자들이 K-뷰티 제품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 코트라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2 하노이 한류박람회' 뷰티 부스에 현지 소비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하노이=고석현 기자


KOTRA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주로 화상 상담·샘플 발송으로 해외 바이어를 접촉하다 보니 새로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에 기대 이상으로 많은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박람회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새 한류 열풍의 시작지로 베트남이 꼽힌 건 올해 한국과 수교 30주년을 맞은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을 이을 신흥 소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라여서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은 올해 9월 기준 중국·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무역수지 최대 흑자국이기도 하다.

특히 베트남은 평균 연령이 32.5세의 ‘젊은 나라’다. 그만큼 한국이 강점을 가진 엔터테인먼트·뷰티·교육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실제로 행사 기간 내내 YG엔터·젤리피쉬엔터 부스와 K-뷰티 코너는 현지인들로 크게 붐볐다. 하노이경제대 학생인 응아(20)씨는 “이니스프리 화장품을 쓰면서 한국 화장품과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여대생들 사이에선 한국 화장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2 하노이 한류박람회'에서 홍보대사 그룹 위너, 김세정 등이 관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코트라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2 하노이 한류박람회' K-엔터 부스는 현지팬들의 필수코스였다. 사진 코트라


다만 수출 확대를 위해선 가격 경쟁력 확보와 제품 현지화 등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베트남에서 20개의 가전 매장을 운영 중인 도마하탄 트랑티 비즈니스센터 디렉터는 “한국 가전제품은 튼튼하고 성능이 좋아 인기가 많다”며 “다만 베트남 소득 수준에 비해 가격이 높아 이를 협상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베트남의 인당 월평균 소득이 420만 동(약 24만원·2020년 기준)에 그쳐 한국 제품은 현지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품이 상당수다.

유정열 KOTRA 사장은 “한국과 베트남은 수교 30년 만에 경제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가 됐다”며 “베트남에서 한류의 파급 효과를 소비재뿐만 아니라 서비스·그린 등 신성장 산업으로 확대해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노이=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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