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집값…콧대 낮아진 보류지 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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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콧대 높던 보류지 몸값도 떨어지고 있다.
한 차례 유찰에 직전 가격 보다 1억원을 낮춘 보류지도 등장했다.
첫 보류지 매각이 유찰되자 한 달 만에 몸값을 1억원 가량 낮춘 것이다.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은 지난 8월 보류지 매각을 진행하며 59㎡ 최저입찰가를 9억3000만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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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 집값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콧대 높던 보류지 몸값도 떨어지고 있다. 한 차례 유찰에 직전 가격 보다 1억원을 낮춘 보류지도 등장했다. 매매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며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가 보류지 시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2일까지 입찰을 진행하는 서대문구 힐스테이트 홍은포레스트는 최저입찰가를 전용면적 59㎡를 8억6000만원으로, 72㎡를 9억5000만원으로 설정했다. 지난 9월 첫 보류지 매각 당시 최저입찰가는 각각 9억6000만원, 10억6000만원이었다. 첫 보류지 매각이 유찰되자 한 달 만에 몸값을 1억원 가량 낮춘 것이다.
서대문구 홍은동 338-5 일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홍은동제2주택 재건축을 통해 총 62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준공을 끝내고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현재 해당 단지의 분양권은 59㎡가 10억7000만원, 72㎡가 12억원에 형성돼 있다. 시장에 나온 매물보다 2억원 가량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한 셈이다.
조합이 보류지 몸값을 확 낮춘 것은 인근 단지들의 실거래 현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인근 백련산힐스테이트 3차는 지난 3월 59㎡가 8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에 거래된 최고가 9억2500만원 보다 8000만원 떨어졌다. 백련산힐스테이트 2차는 59㎡가 8개월 만에 1억원 이상 하락해 지난 6월 8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보류지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조합이 미래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여분으로 남겨두는 분양 물량을 말한다. 통상 완공을 앞뒀거나 입주 이후 조합 청산 전 입찰을 통해 매각한다. 202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아무리 값을 올려도 수요가 몰리면서 조합의 쏠쏠한 수입원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2020년 10월 입찰이 진행된 노원구 포레나노원 84㎡의 경우 최저입찰가인 11억9000만원 보다 2억원 가까이 비싼 13억5999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해당 평형의 호가는 13억2000만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보류지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최저입찰가를 낮춘 사례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노원구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는 지난달 올 들어 11번째 보류지 매각을 진행하며 84㎡ 최저입찰가를 11억7000만원까지 낮췄다. 1차 매각공고 당시 13억원에서 1억3000만원 낮춘 것이다. 이 단지 74㎡와 59㎡도 각각 1억2000만원, 9300만원 내려 공고를 올렸다.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은 지난 8월 보류지 매각을 진행하며 59㎡ 최저입찰가를 9억3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단지는 4월부터 4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잇달아 유찰되자 1차 매각공고 당시 보다 1억원을 낮췄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집값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입찰가를 낮추는 곳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청약시장이 시세차익에 따라 흥행이 갈리는데 보류지 시장 역시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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