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환율방어에 두달간 88조원 쏟아부었다…재무상 "시장 개입 효과 있어"

스즈키 재무상, 시장개입 효과 긍정
지난달 5조5000억엔 투입 추산
日 정부 3~5차례 추가 개입 가능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공식적으로 외환시장 개입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달 6조3499억엔(약 61조억원) 규모의 자금을 외환시장에 투입한 것이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재무성이 전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두 달간 환율 방어를 위해 9조엔을 웃도는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NHK에 따르면 스즈키 재무상은 이날 국무회의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급격한 환율 변동을 잠재우는 (시장 개입) 효과를 최대한 극대화하고자 환율개입 실시 직후 이를 공표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지난 9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두차례 복면개입에 나섰다는 주장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 환율이 150엔 선을 돌파해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일본 당국이 지난달 21일과 24일 두차례 복면개입에 나섰다는 추측이 대두됐다. 복면개입은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일컫는 일본식 표현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21일 오후 11시 30분쯤 돌연 엔화가 강세를 띠며 엔·달러 환율이 한 시간 반 만에 144엔대까지 추락한 것을 두고 일본 당국이 엔화를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 당국은 두차례의 개입 의혹과 관련해 답변을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일본 재무성이 전날 9월 29일부터 10월 27일까지의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해 공개한 자료를 기반으로, 일본 정부가 두차례에 걸쳐 총 6조3499억엔을 시장에 투입했다고 전했다. 이 중 지난달 21일 외환시장 개입에만 5조5000억엔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9월 24년 만에 외환시장에 투입한 금액이 2조8382억엔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 당국은 두 달 만에 9조1881억엔에 달하는 엔화를 매수한 셈이다. 이는 한화로 약 88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 당국의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이 앞으로 몇차례 더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토추 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 다케다 아쓰시는 "일본에는 아직 10조엔 이상의 현금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9월과 10월 수준의 대규모 개입은 추후 3~5차례 더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