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이태원 현장대응 미흡" 인정… 특별기구 설치(종합)

위험 알리는 112신고 다수 확인
신고 대응 과정 진상·책임 규명
사퇴 계획이나 의향 현재 없어
"현안 해결·사고 수습이 급선무"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 표명 후 생각에 잠겨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경찰의 현장 대응 미흡을 인정하고 "경찰청에 독립적인 특별기구를 설치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다수 있었다"면서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부분에 대해 예외 없이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신속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청장은 "사전에 위험성을 알리는 112신고를 받고 제대로 조치했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전반적인 현장 대응의 적정성과 각급 지휘관과 근무자들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빠짐없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감찰과 수사는 향후 경찰청에 설치될 독립적 특별기구에서 맡는다. 다만 설치 시점과 규모, 누가 구성원으로 참여하게 되는지에 대해선 이날 밝히지 않았다.

윤 청장은 향후 감찰과 수사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경찰에 맡겨진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제 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관계기관들의 유기적인 대응에 대해서도 부족한 점이 없었는지 원점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범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 논의에도 적극 참여해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청장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계획이나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현안 해결과 사고 수습,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감찰과 수사) 결과가 나왔을 때 그(미흡)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시점이 됐든 상응한 처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청장은 "이번 사고를 통해 국민안전에 대한 무한책임을 다시 한번 통감한다"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가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또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부상을 입으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