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맬컴 엑스를 죽였나’ 범인 누명 썼던 2명 …뉴욕시, 합의금 372억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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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인 맬컴 X(맬컴 엑스)를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20년 넘게 복역한 2명에게 뉴욕시가 2600만달러(약 372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맬컴 X 암살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돼 종신형을 받고 복역하다 55년 만에 누명을 벗은 칼릴 이슬람의 유족과 무하마드 아지즈에게 이 같은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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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출소했지만 한 명은 이미 사망, 한 명은 84세 노인
뉴욕시 “이번 합의는 일정 부분 정의를 회복한다는 의미”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인 맬컴 X(맬컴 엑스)를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20년 넘게 복역한 2명에게 뉴욕시가 2600만달러(약 372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맬컴 X 암살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돼 종신형을 받고 복역하다 55년 만에 누명을 벗은 칼릴 이슬람의 유족과 무하마드 아지즈에게 이 같은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965년 뉴욕 할렘의 한 연설장에서 맬컴 X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아지즈는 1985년 석방됐지만 84세의 노인이 됐다. 이슬람은 1987년 석방됐지만 2009년 사망했다.
뉴욕 맨해튼지검은 지난해 11월 18일 맬컴 X 암살 사건을 재조사한 결과 당초 범인으로 지목됐던 아지즈와 이슬람은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지검장은 당시 “법 집행기관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아지즈와 이슬람, 그들의 가족에게 사과했다.
맬컴 X는 암살 당시 '이슬람 네이션'이라는 흑인 종교단체와 결별한 직후였다. 수사기관은 이슬람 네이션 회원이었던 무자히드 압둘 할림과 아지즈, 이슬람 등 3인을 범인으로 보고 기소했다. 할릴은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 사실을 인정했으나, 아지즈와 이슬람은 무고하다고 발언했다. 두 사람은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며 알리바이까지 제시했지만, 재판에서 무시됐다.
이들의 사연은 2020년 넷플릭스가 방영한 다큐멘터리 '누가 맬컴 엑스를 죽였나'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아지즈와 이슬람의 유죄 판결에 의문을 제기했고, 맨해튼지검이 사건을 재조사하기에 이르렀다. 재조사 결과 이들의 무죄 사실을 비롯해 당시 연방수사국(FBI)과 뉴욕 경찰에서 이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주요 증거를 숨겼던 사실마저 확인돼 파장이 일었다.
다만 재조사에도 사건의 진범은 밝혀지지 않았다. 수사기관에서 진범으로 간주했던 사람은 체포된 적이 없으며 이미 사망한 이후였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이슬람 네이션 소속으로 2018년 숨진 윌리엄 브래들리가 증인들이 밝힌 범인의 인상과 부합한다고 전했다.
누명을 벗은 이슬람의 유족과 아지즈는 뉴욕주와 뉴욕시를 상대로 각각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뉴욕주는 앞서 각각 500만달러(약 71억원)를 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 뉴욕시가 지급할 2600만달러의 합의금은 이슬람의 유족과 아지즈가 절반씩 나눠 가질 예정이다. 뉴욕시는 이날 성명에서 "역사적인 인물을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수십년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던 피해자들에게 이번 합의는 일정 부분 정의를 회복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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