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공격진 세르비아, 분리 이후 첫 16강 노린다

노성빈 2022. 11. 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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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전력분석 G-2] 세르비아 월드컵 부진 극복할지 관심

[노성빈 기자]

월드컵 예선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기적처럼 월드컵 본선행을 이룬 세르비아가 독립이후 첫 16강 진출을 노린다.

분리 후 유고 슬라비아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던 세르비아가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영광스러웠던 유고 슬라비아시절, 지금은?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월드컵 본선에 오른 세르비아.
ⓒ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캡쳐
 
세르비아 축구의 역사는 1991년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그 이전인 유고 슬라비아 시절에는 1962년 월드컵 4강을 포함한 4회연속 월드컵 출전과 유로 1960, 1968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동유럽의 강호 지위를 굳건하게 유지해왔다.

그런데 1991년 유고 내전이 발생하면서 이는 한 편의 역사가 된다. 내전과 함께 5개 나라로 분리(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 유고 슬라비아)된 유고 슬라비아는 이로 인해 유로 1992, 1994 미국 월드컵 출전권이 박탈되면서 경쟁력을 잃게 되었다.

이 내전이 아쉬웠던 점은 두 가지다. 첫 번째로는 1987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 우승과 함께 재능있는 선수들이 다수 나오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계획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두 번째로는 유로 1992를 들 수 있다. 유고 슬라비아의 출전자격 박탈로 덴마크가 대리 출전하게 되었는데 그 덴마크가 동화같은 기적을 일궈내며 우승을 차지한 것. 그와 함께 덴마크는 유럽의 다크호스로의 지위를 유지하게 된 반면 유고 슬라비아는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

이후 유고 슬라비아는 2003년 세르비아-몬테네그로, 2006년 세르비아로 국호가 변경되는 혼란이 지속되었다. 이런 가운데 2006 독일 월드컵 3전 전패로 대회 최하위, 2010년과 2018년 월드컵에서도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실적을 남기지 못했다.

세르비아의 이러한 모습은 크로아티아와 상당히 대조적이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꾸준히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크로아티아가 1998 월드컵 3위,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과 더불어 유로무대에 지속적으로 출전하면서 세계축구에 자신들을 알린 반면 세르비아는 2015 FIFA U-20 월드컵 우승 외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극적인 카타르 월드컵행 이끈 스타 플레이어 출신 스토이코비치 감독

지난 러시아 월드컵 이후 세르비아는 극도의 부진을 겪는다. 유로 2020 지역예선에서 우크라이나에게 0대 5로 패한 가운데 최약체인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와도 힘겨운 경기를 펼치는 등 졸전을 거듭하다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그러나 스코틀랜드와 상대한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본선진출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두 명의 감독이 경질(믈라덴 크르스타이치, 류비샤 툼바코비치)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이런 위기에서 세르비아를 구한 건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감독이었다. 유고 슬라비아의 천재적인 플레이메이커였던 그는 클럽 무대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경험하는 등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다. 은퇴 이후 세르비아 축구협회 회장, 츠르베나 즈베즈다 회장직을 역임한 뒤 2008년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 감독을 시작으로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푸리 감독직을 지내는 등 아시아 무대에서 감독직을 이어왔다. 이로 인해 세르비아 대표팀 감독 부임 당시 우려의 시선이 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결과로 모든 것을 보여줬다. 부임 후 곧바로 맞이한 월드컵 유럽예선 3연전(아일랜드-포르투갈-아제르바이잔)을 2승 1무로 장식했는데 특히 포르투갈과의 홈 경기에선 한 명이 퇴장 당한 수적 열세에도 2대 2 무승부를 이룩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줬다.

그렇게 7경기 동안 무패(5승 2무)를 달리며 포르투갈과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던 세르비아는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 결국 일을 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선제골을 허용해 불안한 출발을 펼쳤지만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두산 타디치의 맹활약과 종료직전 터진 미트로비치의 결승골에 힘입어 극적인 2대 1 승리를 거두고 조 1위로 본선진출을 확정짓는다.

이 과정에서 스토이코비치 감독은 3백을 바탕으로 안정된 수비와 중원을 탄탄하게 만든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 타디치를 활용한 플레이메이킹을 통한 다이렉트한 공격을 펼치는 등 자신의 색깔을 완벽하게 입혔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거듭한 세르비아는 올해 열린 네이션스리그에서 4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조 1위를 기록해 다음시즌 리그A 승격도 이뤄낸다.

탄탄한 선수층 자랑하는 세르비아, 이번에는 16강 진출 이룰까?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세르비아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선수층이다. 공격을 시작으로 미드필드와 수비진에 이름값이 출중한 선수들이 즐비한 가운데 이들이 팀에 중심을 잡아주면서 지난 예선에 이어 네이션스리그에서 상승세를 타게 된다.

최전방에는 두샨 블라호비치와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자리한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유벤투스에서 활약하는 블라호비치는 190cm의 큰 키에도 빠른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나 유기적인 공격전개를 펼친다. 여기에 결정력도 갖추고 있어 자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 이를 놓치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잉글랜드 풀럼에서 활약하는 미트로비치는 조커로 출전 가능성이 높은데 지난 예선에서 8골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이렇듯 미트로비치의 가장 큰 장점은 제공권을 바탕으로 한 골 결정력인데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42골로 폭격을 가했던 그는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 무대에서도 9골로 득점 랭킹 3위에 올라있는 등 물 오른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어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세르비아에겐 천군만마와도 같다.

이들을 지원하는 선수는 베테랑 두산 타디치가 포진한다. 팀 내 유일하게 A매치 90경기를 소화한 그는 지난 2018-2019 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 랭킹 2위(11골, 리오넬 메시 12골 1위), 리그 득점왕(28골), 도움왕(13도움)을 기록하며 아약스의 챔피언스리그 4강과 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지난 시즌까지 리그 4시즌 연속 도움왕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뛰어난 기술과 패스 센스, 날카로운 왼발 킥을 바탕으로 팀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하는 그는 지난 예선에서도 포르투갈과의 최종전 1골 1어시스트의 활약을 비롯 팀 내 최다인 6도움을 올리면서 팀의 본선 진출에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다. 타디치의 이런 활약은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노리는 세르비아에겐 필수적인 공격 옵션인데 그의 활약 여하에 따라 세르비아의 월드컵 운명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중원에는 2015년 20세 이하 월드컵 우승 주역이자 빅리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세르게이 밀렌코비치-사비치가 중심을 잡는다. 큰 키를 바탕으로 한 제공권은 물론이거니와 공수를 넘나드는 맹활약을 펼치는 그는 여기에 뛰어난 패스 실력을 바탕으로 한 도움능력도 갖춰 세르비아 공격에 있어 적잖은 기여를 펼치고 있다.

그와 함께 중원을 구성하는 선수는 살림꾼 사샤 루키치와 네마냐 구데이가 자리한다. 루키치가 경기 템포를 조절하면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면 구데이는 뛰어난 위치선정과 지구력을 바탕으로 컷팅 능력, 수비 보호에 상당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밖에 백업인 사샤 루키치와 마르코 그루이치, 네마냐 막시모비치, 우로시 라치치 역시 단단함을 과시하고 있어 중원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수비에는 니콜라 밀렌코비치와 스테판 미트로비치를 중심으로 밀로시 벨리코비치가 3백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세 선수 모두 큰 키를 바탕으로한 제공권 능력을 비롯해 수비에 큰 힘을 실어준다. 이밖에 풍부한 경험을 갖춘 마티야 나스타시치와 2001년생 신예 스트라히냐 파블로비치도 출전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측면에는 지난 시즌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유로파 리그 우승 멤버이자 크로스와 스피드 능력이 뛰어난 필립 코스티치가 왼쪽에 자리하는 가운데 오른쪽에는 다르코 라조비치가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측면과 중앙에서 모두 활약이 가능한 안드리야 지브코비치의 출전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런 세르비아는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스위스와 또다시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기구한 운명을 맞이했다. 공교롭게 두 팀은 4년 전 세르비아에게 패배를 안겨다주면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이끌어냈다. 그때의 아픔을 4년이 지난 지금 과연 통쾌하게 설욕을 할 수 있을지는 세르비아의 이번 월드컵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세르비아가 이들을 넘기 위해선 반드시 보완할 점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는 측면수비의 불안감인데 좌우 윙백으로 나서는 필립 코스티치와 다르코 라조비치, 안드리야 지브코비치는 모두 전문적인 수비수가 아니라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스토이코비치 감독은 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3백 포메이션을 가동하게 된 것이었는데 월드컵 본선에서 측면 공격이 강한 브라질, 스위스를 상대할 세르비아의 측면수비가 이를 얼마나 막아낼지가 중요해졌다.

공격역시 다소 단조로운 느낌이 든다. 미트로비치와 블라호비치, 타디치가 형성하는 공격은 G조 최강으로 손색이 없지만 미트로비치와 블라호비치가 함께 나섰을 때는 결과물이 좋지 못하다. 예선에서 보여준 측면 크로스 위주의 공격, 타디치의 플레이메이킹 능력이 본선에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역시 의문부호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선 밀렌코비치-사비치의 공격 영향력이 높아질 필요가 있다. 다행히 그는 올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9경기만에 10개의 공격포인트(3골 7도움)를 기록하는 등 현재 도움랭킹 1위에 올라있는데 이 폼을 월드컵 본선까지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

세르비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그간 월드컵에서의 부침을 털어냄과 동시에 과거 유고 슬라비아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한다. 그들의 목표가 카타르땅에서 과연 이뤄질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세르비아(Serbia)
FIFA 랭킹: 21위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 13회(1930, 1950, 1954, 1958, 1962, 1974, 1982, 1990, 1998, 2006, 2010, 2018, 2022)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 4위(1930, 1962)
역대 월드컵 전적: 18승 8무 20패
감독: 드라간 스토이코비치(세르비아, 1965. 03. 03)
*역대 월드컵 기록 구 유고 슬라비아 시절 포함

*세르비아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5일 04:00 브라질, 루사일 스타디움
11월 28일 19:00 카메룬, 알 와크라 알 자누브 스타디움
12월 3일 04:00 스위스, 도하 스타디움 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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