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찾아오는데 휘발유 제치고 경유價 '고공행진'…'에너지 한파' 우려

정동훈 2022. 11. 1. 11: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민 기름'으로 불렸던 경유가 휘발유보다 '가격 역전' 현상이 반년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주유소 판매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70.82원으로 휘발유 가격(ℓ당 1660.17원)보다 210.65원 비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년째 휘발유 가격 역전
14년전 금융위기 기록도 깨
화물운송 업계 뿐 아니라
굴삭기 등 산업전반 영향
일반 소비자에도 부담 가중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서민 기름’으로 불렸던 경유가 휘발유보다 ‘가격 역전’ 현상이 반년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경유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한숨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주유소 판매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70.82원으로 휘발유 가격(ℓ당 1660.17원)보다 210.65원 비싸다. 일부 지역이지만 제주에서는 경유 가격(ℓ당 2009.0원)이 휘발유 가격(ℓ당 1707.2원)보다 300원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유는 화물운송부터 제조업, 농업, 금속업 등 산업 전반에 쓰인다. 특히 유조선, 기차, 트럭 등 경유를 사용하는 물류업계는 물론 화물차 등 운송용뿐 아니라 굴삭기·레미콘·발전기 등 산업현장에서도 널리 쓰여 시멘트와 함께 경기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실물지표로 활용된다.

경유값은 지난 5월11일(1947.59원) 휘발윳값(1946.11원)을 앞지르더니 역전 현상을 5개월 넘게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 1947.75원(직전 사상최고치) 기록도 14년만에 갈아 치웠다.

이전에는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휘발유에 매겨지는 세금이 더 높은 영향이다. 1970~1980년대 휘발유는 사치품으로 인식된 자동차 연료로 여겼지만 경유는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산업용 연료로 인식돼 경유보다 휘발유에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휘발윳값 하락 원인으로는 올해 7월부터 이어진 유류세 추가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풀이된다. 6월 2100원 선까지 오른 휘발유 가격은 8월 들어 1700원, 9월과 10월 1600원 선까지 내리는 등 약보합세를 이어왔다.

반면 경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이후 다소 하락세를 보이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점차 반등하는 분위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장기화로 경유를 연로로 쓰는 디젤차가 많은 유럽에서 경유 공급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정유업체들이 코로나19 이후 경유 소비 감소와 친환경 에너지 정책 확대로 경유 생산량을 줄인 것은 구조적 원인이다.

문제는 이같은 높은 경유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보통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싸게 판매됐기 때문에 기름값 절약을 위해 디젤차를 선택한 소비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당분간 역전 현상 해소가 어렵다고 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경유 수요가 늘고 있다"며 "최근 OPEC 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으로 불안 심리가 자극되면서 가격 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세계 화석 연료의 공급은 지속적으로 부족한 상황에 놓여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산업용으로 경유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