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고지도부, 習 절대권력의 '보좌관 그룹'으로 [글로벌포커스]

베이징=김현정 2022. 11. 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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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치국 상무위원 6인 살펴보니
서열 6~7위 예상됐던 리창 파격 발탁
習 주석 제로코로나 정당성 부여
'정부 명령 따르면 승진' 메시지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의 제1차 전체회의(1중전회)가 끝난 직후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달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시진핑 국가 주석을 따라 입장한 6명의 나머지 정치국 상무위원이 입장하자 당내에는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서방 언론의 일부 기자들은 낮은 탄식을 내뱉으며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기도 했다.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됐던 후춘화 부총리의 부재와 시자쥔(시진핑 주석의 측근) 일색의 면면에 내신들마저도 다소 놀란 눈치였다는 게 당시 참석자들의 전언. 중국 정치권력의 최정점에 있던 상무위원의 존재가 ‘보좌관 그룹’으로 전환되는 순간으로 평가된다.

◆‘習 절대권력’ 상징된 상무위= 1중전회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순서가 곧 국가 서열을 의미하는 중국의 정치 독법을 따른다면, 지난 23일 시 주석의 바로 뒤에 입장한 리창 상하이 당서기는 리커창 총리의 후임으로 낙점됐다. 당초 서열 6~7위 선에서 상무위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됐던 그는 부총리를 거친 다음 총리에 오른다는 불문율까지 깨고 파격적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2인자 리창’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우려가 가득하다. 방역 실패로 상하이를 봉쇄시켜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준 인물을 경제 총책에 앉힌다는 것은 시 주석이 자산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현장의 저항과 무관하게 중앙 정부의 명령을 따른다면 승진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외신들이 종종 ‘시진핑의 충직한 보좌관’이라고 표현하는 리창은 실제로 시 주석과 오랜 인연이 있는 심복이다. 원저우시 서기를 시작으로 저장성장, 장쑤성 서기, 상하이시 서기 등 장강 삼각주 지역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그는 2002~2007년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로 있을 당시 비서장을 맡아 측근에서 보좌했다. 정치국 상무위에 함께 입성한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등과 함께 저장성 출신 시 주석의 측근인 ‘즈장신쥔(之江新軍)’으로도 꼽힌다.

국가 서열 3위 자오러지 중앙기율위 서기와 4위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는 각각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을 제외하고 19기에 이어 상무위 자리를 지킨 것은 이 둘뿐이다. 이들 역시 강력한 충성 맹세와 민족주의 이념으로 무장한 대표적인 시자쥔으로 그를 견제하거나 제지할 인물들로 보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자오러지가 장쩌민 전 총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하이방 일원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칭하이성 당 상무위원 시절부터 시 주석의 부친 시중쥔의 묘지를 성역화해서 그의 눈에 들며 최측근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무엇보다 그는 사실상 시 주석 권력 강화의 일환이던 반부패 숙청의 일선에 서 있었고, 시 주석의 고향 산시성에서 당서기를 거친 ‘산시방’ 측근이기도 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새 얼굴 공통점도 ‘충성파 시자쥔’= 서열 5~7위까지는 모두 상무위원에 신규 진입한 새 얼굴들이다.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광둥성 당서기 등이다. 이들은 각각 푸젠성, 장쑤성, 광둥성 출신으로 나이와 경력이 모두 다르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시 주석과 밀접한 인연이 있는 ‘충성파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차이치의 경우 진입을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인물로 평가되는데, 곧 중앙서기처 서기로 왕후닝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푸젠·저장성에서 10년 이상 시 주석을 보좌했던 옛 부하로 2016년 말 베이징시 대리시장, 2017년 시장, 2018년 베이징시 당서기로 승승장구한다. 2017년에는 하층민 강제퇴거 추진으로 논란을 빚어 명문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그에 대한 퇴진 운동이 일기도 했다.

또 다른 신입은 차기 상무부총리로 예상되는 딩쉐샹이다. ‘류링허우(1960년대 이후 출생자)’로 올해 60세인 그는 상무위원 가운데 가장 젊다. 시 주석이 상하이 당서기로 일하던 당시 판공청 주임을 역임했는데, 함께 근무한 기간은 2007년 3~10월로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신임을 얻어 당 중앙위 주요 지도자들의 보안, 통신 등 업무를 담당하는 중앙판공청을 맡게 된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리시는 시 주석과 산시성 ‘옌안’으로 강하게 묶인 ‘산시방’이다. 2006~2011년 옌안에서 당서기를 지냈는데, 이곳은 시중쉰 전 부총리의 근거지였으며 문화대혁명 시기 유배를 당해 어린 시 주석과 함께 하방한 곳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집권 3기를 시작하며 새 최고지도부와 이곳 옌안을 방문해 지방 방문의 포문을 열 만큼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리시는 2017년 광둥성 당서기에 취임해 홍콩과 마카오를 남부 지방의 9개 도시와 더욱 긴밀하게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초기 단계 때 관리들에게 ‘남쪽 문’을 지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1994년 이후 임명된 5명의 광둥성 당서기 가운데 총 4명이 상무위원 자리에 올랐는데, 유일하게 예외가 된 경우가 후춘화 부총리다. 이번에 정치국에서 자리를 얻지 못하게 된 후 부총리는 내년 3월 개각 때 부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표된 정치국원이 기존 25명이 아니라 24명인 것을 두고 후 부총리 포함 여부가 막판까지 논란이 되다 빠지게 됐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그는 후진타오계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대표적 인물이며, 후진타오 전 주석이 차기 리더로 점찍어온 황태자로 불려왔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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