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호주 사망자 친구 “술이 아닌 경찰 부족 문제”

천금주 2022. 11. 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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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호주인 그레이스 래치드(23)의 친구는 이번 사고가 술을 마시고 폭주해서 생긴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30일(현지시간) 가이언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참사 현장에 래치드와 함께 있었던 친구 네이선 타베르니티(24)는 틱톡 영상을 통해 "술에 취한 사람들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 아니다"며 "폭주는 없었다. 천천히 고통스럽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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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선 타베르니티가 이태원 참사로 숨진 호주 국적 친구의 시신을 찾기 위해 실종신고센터를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호주인 그레이스 래치드(23)의 친구는 이번 사고가 술을 마시고 폭주해서 생긴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족했던 경찰력과 응급서비스를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30일(현지시간) 가이언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참사 현장에 래치드와 함께 있었던 친구 네이선 타베르니티(24)는 틱톡 영상을 통해 “술에 취한 사람들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 아니다”며 “폭주는 없었다. 천천히 고통스럽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예방과 경찰력, 응급서비스가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래치드는 사고 당일 타베르니티, 또 다른 친구 1명과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스물네 번째 생일을 앞두고 오드리 헵번 복장으로 핼러윈을 즐기려 했다. 그러나 일행은 사고가 발생한 골목에 서 있다가 밀려오는 사람들 틈에 끼어 선 채로 숨이 막혔다.

타베르니티는 눈물을 보이며 “숨 막히는 혼돈 속에서 친구 한 명이 숨을 쉴 수 없다며 고통스러워했다. 나는 친구를 구하고 싶었지만 구할 수 없었다. 친구가 정신을 잃었을 때 그의 손을 꽉 잡았지만 맥박이 없었다”고 말했다.

“내 친구가 수많은 사람과 함께 죽어가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촬영하고 노래하고 웃는 모습을 봤다”고 한 그는 “경찰이 충분하지 않아 군중을 멈추게 할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세요. 사람들이 죽어가요’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며 오열했다.

타베르니티는 경찰이 올 때까지 30분가량 기다렸고 래치드가 인근에 있던 일반인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받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타베르니티는 래치드가 들것에 실려 간 이후 행방을 찾지 못해 동분서주했다. 이 모습은 외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타베르니티는 “친구 곁에 있고 싶었지만 경찰이 저지했다. 숨진 친구가 들것에 실려 가는 것을 봤지만 이후부터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며 “조금 전 친구의 시신이 있는 곳을 확인하고 동영상을 찍는다”고 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래치드의 유족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유족은 래치드에 대해 “멋진 천사였다”고 회상하며 그리워했다. 유족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그녀는 항상 사람을 중요하게 여겼고 그의 친절함은 그가 만난 모든 이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했다.

유족은 또 “그녀는 변화를 만드는 데 열정적이었던 재능 있는 영화 제작자였고 동생들에게 훌륭한 롤모델이었다”며 “우리 모두는 그레이스를 깊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래치드를 애도하는 모든 이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유족은 사생활 보호를 당부하기도 했다.

인디 영화사 일렉트릭 라임 필름즈(Electric Lime Films)에서 일했던 래치드는 영화 제작 일을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었다. 참사가 일어나기 불과 이틀 전 인도네시아 휴양섬에서 친구들과 수영, 자전거 타기, 춤추기 등을 하는 모습을 담은 틱톡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로 155명이 숨졌고 이 중 외국인은 26명이다. 사망자의 국적은 이란 5명, 중국·러시아 각 4명, 미국·일본 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이다.

‘이태원 참사’로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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