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태원에서 후배를 떠나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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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어떻게 해요?" 30일 오후 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 골목을 지키던 기자에게 연락이 왔다.
사진 속 후배는 기자를 향해 웃고 있었다.
울고 있는 기자를 후배 어머니는 다독이면서 괜찮다고 했다.
이 후배 외에도 기자 주변에는 6명이 이번 참사로 희생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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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선배 어떻게 해요?” 30일 오후 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 골목을 지키던 기자에게 연락이 왔다. 대학 후배가 울면서 소식을 전했다. 학생회를 함께 했던 다른 후배가 이번 참사에 희생됐다는 것. 전화를 끊고 고개를 돌렸다. ‘그 골목’을 가만히 바라봤다.
빈소에 가는 걸 주저했다. 사고 영상과 사진 속 그 현장에 후배가 있었다는 것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가기로 마음먹은 건 이 한마디 때문이다. “친구들이 많이 왔으면 한다”
31일 오후 늦게 학생회를 함께 했던 사람들과 서울 보라매병원 빈소를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10여분 기다렸다 조문했다. 사진 속 후배는 기자를 향해 웃고 있었다. 졸업식 사진이다. 이태원 그 골목이 눈앞을 지나갔다. 울고 있는 기자를 후배 어머니는 다독이면서 괜찮다고 했다.
후배는 유달리 멋있는 친구였다. 한 과의 회장을 하면서 동시에 밴드 보컬을 하는 등 재주가 많았다. 단과대 축제, 새내기 OT 등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다. 정기 회의가 끝나면 심심해서 술 먹어달라고 하면 먹어주는 그런 친구였다. "OT 때 다 같이 공연 준비해서 춤춘 영상이 아직도 기억나네“ 어머니도 그 당시를 회상했다.
8년이 흘러 후배는 좋은 남편을 만나 내년에 결혼할 예정이었다. 당시 남편도 인파에 함께 휩쓸렸다. 먼저 의식을 차린 남편이 후배에게 심폐소생술을 1시간 동안 했다고 한다. 신혼집을 구했고 웨딩 촬영도 마쳐 이제 청첩장 돌릴 준비를 했던 후배였다.
이 후배 외에도 기자 주변에는 6명이 이번 참사로 희생당했다. 이들을 포함해 156명, 대부분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갔다가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이들을 애도하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 이후엔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누구의 책임인지, 재발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유사한 사고가 났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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