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세 번째 V1 도전... '원 팀'의 힘 보여줄까
[유준상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5강 팀을 예측한 전문가들 중에서 그 누구도 이 팀을 언급하지 않았다. 전년도에 비해 전력 면에서 뚜렷한 플러스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나 보란듯이 예상을 뒤엎은 팀, 바로 키움 히어로즈다.
준플레이오프서 kt 위즈를 꺾은 데 이어 플레이오프서 LG 트윈스를 제압한 키움은 1일부터 SSG 랜더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히어로즈 구단 역사상 세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 10월 31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키움 홍원기 감독. |
ⓒ 키움 히어로즈 |
어느 팀이든 가을야구를 오래 하려면 소위 말해 '미치는 선수'가 필요하다. 올해 키움 역시 주축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단기전에 접어들면서 타선에서는 이정후, 마운드에서는 안우진이 팀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포스트시즌 기간 31타수 13안타 타율 0.419 1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정상적인 투구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제 몫을 다한 안우진은 자신이 등판한 3경기서 모두 팀에 승리를 안겼다.
그러나 두 선수의 활약만으로는 키움이 이 자리에 올 수 없었다. 이들을 받쳐주는 선수들의 활약이 존재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은 '외국인 3인방'이다.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플레이오프 4차전 MVP' 야시엘 푸이그, 정규시즌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타일러 애플러, 여전히 건재한 에릭 요키시까지 팀의 신뢰를 받는 선수들이다.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 중인 이용규와 이지영의 공헌도도 무시할 수 없다. 홍원기 감독은 플레이오프가 끝난 이후 인터뷰를 통해 "두 선수(이용규, 이지영)가 MVP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지영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한 경기도 빠짐없이 선발로 출전해 투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밖에 상대 투수들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김준완과 김태진, 팀의 불펜 강화를 위해 보직을 이동한 최원태, 플레이오프서 1승 2홀드를 기록한 김동혁 등 모든 선수가 합심하여 값진 성과를 일궈냈다. '원 팀'으로 똘똘 뭉친 영웅군단은 그렇게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강해졌다.
▲ 10월 28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승리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는 키움 선수단. |
ⓒ 키움 히어로즈 |
올 시즌 도중 이정후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 9년간 우리보다 잘했던 팀은 두산 베어스밖에 없다. 두산을 빼고 포스트시즌에 가장 많이 간 팀이 키움이다"라는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팀이 전혀 저평가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의 말대로 키움은 실제로 가을야구 무대를 많이 밟아왔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키움은 2016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 무려 8차례나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중에서 한국시리즈까지 향한 시즌은 막강한 타선을 구축했던 2014년과 주축 야수들이 힘을 쥐어짜낸 2019년, 두 번이었다. 각각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에 무릎을 꿇어 V1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 두 시즌과 비교했을 때 현재 키움의 투-타 전력이 다소 약하기는 하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박병호(kt 위즈)의 이적, 부진으로 엔트리서 제외된 한현희 등 현재 엔트리에서 보이지 않는 선수들이 꽤 많다.
하지만 키움은 오히려 이 점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줄었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단기전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이미 LG와 플레이오프를 통해 입증한 바 있다. 올 시즌 키움의 SSG전 상대전적은 5승 11패다.
LA 다저스 시절 2년(2017~2018년) 연속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킨 푸이그는 미디어데이서 "라틴어로 세 번째에서는 결국 딛고 이긴다는 말이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 동안 열심히 해서 앞에 있는 트로피를 쟁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푸이그도, 키움도 세 번의 도전 끝에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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