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자국민 5명 잃은 이란 “韓 정부 현장관리 부실” 비판

방제일 2022. 11. 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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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에서 29일 일어난 대규모 압사 참사에 대해 이란은 한국 정부의 현장 관리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온·오프라인으로 함께 진행된 정례 기자회견에서 "불행히도 이번 사고로 이란인 5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한국 정부가 관리 방법을 알았다면 (핼러윈) 행사를 관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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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부 대변인 “한국 정부가 행사 관리했어야” 지적
한국 정부의 이란 내 ‘히잡 시위’ 우려에 대해서도 비난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 사진=AFP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서울 이태원에서 29일 일어난 대규모 압사 참사에 대해 이란은 한국 정부의 현장 관리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온·오프라인으로 함께 진행된 정례 기자회견에서 "불행히도 이번 사고로 이란인 5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한국 정부가 관리 방법을 알았다면 (핼러윈) 행사를 관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체계적인 계획으로 부상자 문제를 비롯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란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도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외국인은 14개국 출신 26명이다. 사망자의 국적으로는 이란이 5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러시아 각 4명, 미국·일본이 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주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으로 집계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외국인 사상자도 우리 국민에 준해서 가능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모두발언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외교부 공무원과 사망자를 1대 1로 매칭 지정해 유가족과의 연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잡 미착용 여성 의문사'에 항의 시위하는 이란인들. 사진=AP연합뉴스

한편 칸아니 장관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비판에 이어서 최근 한국 정부가 밝힌 이란 내 '히잡 시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강경진압 우려를 두고 "한국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압력을 받은 결과"라며 "그들(한국)은 이란 내부 문제에 대해 비건설적이고 무책임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테헤란과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8일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이란 내 여성 인권 상황과 강경한 시위 진압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관련 국제사회의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31일(현지시간) 이란 사법부가 최근 지속된 시위와 관련해 불법 행위의 책임을 물어 테헤란에서만 1000명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IHR)는 이란 내 반정부 시위로 전국적으로 3000명 이상이 체포되고 당국의 진압으로 최소 250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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