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억 유상증자? 롯데가 언제 돈을 쓰지 않았던가
2016년에도 300억원 유상증자
최근 10년 FA에만 750억 투자
그럼에도 PS 진출은 한 번 뿐
"돈을 효율적으로 잘 써야한다"
롯데 자이언츠가 2023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모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큰 손으로 군림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롯데지주는 10월 27일 이사회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롯데 구단은 "향후 투자 및 시즌 운영 자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선수 계약 및 영입 등 선수단 관리에 집중하며 경기력 향상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취약 포지션에 대한 외부 영입도 검토하며, 전력 강화를 꾀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단은 이에 대한 첫 행보로 "간판 투수 박세웅과와 FA에 준하는 다년 계약(5년 총액 90억원)을 구단 최초로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단 스스로 "파격적인 조건"이라고 했다.
롯데가 유상증자한 190억원을 모두 선수 영입에만 사용할 순 없다. 롯데는 2021년 1월 롯데캐피탈로부터 3.3%의 금리로 50억원을 대출받았다. 내년 1월 25일 전액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 롯데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 비율을 개선하고, 이자 비용 등을 절감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해도 롯데지주의 유상증자는 야구단에 힘을 실어준 것이 분명하다. 야구계 관계자는 "야구단은 자생적으로 꾸려가기 쉽지 않다. 빚을 지고 있으면 구단 운영의 보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나마 자금을 확보하면 훨씬 낫다"고 했다.
사실 롯데는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투자에 인색했다. FA 시장에서 가장 소극적이었다. 소비재 산업이 주력인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2020년 10대 그룹 중 시가총액이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대호의 은퇴식을 찾아 '영구결번 반지'를 제공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구단주를 맡은 SSG 랜더스는 모그룹의 지원 속에 인수 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모그룹의 움직임을 보면 단발성 지원은 아닐 것"이라며 "예전에는 롯데지주와 자이언츠를 별개로 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 분위기는 좀 다른 듯하다"고 점쳤다.
문제는 효율이다.
롯데는 2016년 2월에도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롯데의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은 1992년이다. 10개 팀 중 가장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했다. 2013년과 2015년 1군에 진입한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2020년과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롯데가 투자에 인색하진 않았다. 최근 10년 FA 영입에 쓴 돈만 749억 2000만원이다. LG 트윈스(757억 10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016년 손승락(60억원) 송승준(40억원) 윤길현(38억원)을 붙잡는 데 138억원을 썼다. 이듬해엔 이대호의 영입에 150억원을 쏟아부었다. 2018년에는 손아섭(98억원) 민병헌(80억원) 등 총 4명에게 188억 5500만원을 투자했다. 2020년에도 안치홍(56억원) 전준우(34억원) 노경은(10억원) 등에게 102억 2000만원을 썼다. 이 때문에 롯데는 2019년에 이어 2020년 총연봉 1위 팀이었다.
그런데 롯데가 최근 10년(2013~2022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나선 건 2017년 딱 한 번뿐이다. 장기적인 관점 없이 투자한 탓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쳐 비난을 피하고자 다른 FA를 영입한 적도 있다. 전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얼마든지 반길 만하나,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이에 최근에는 혹독한 연봉 다이어트를 실시했다.
롯데지주는 "코로나 19로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롯데지주는 이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구단의 미래 역량 확보 투자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면서 "내년 시즌 자이언츠의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시즌 운영과 투자를 위한 자금지원에 나선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과거 롯데의 공격적인 투자가 성적으로 직결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유상증자가 '날개'가 될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선전하는 경우도 드물다. FA 영입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투자 효율이 떨어지면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
관계자는 "돈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전까지는 계획을 세우지 않고 2~3년에 한 번씩 갑작스럽게 큰 돈을 썼다. 얼마나 꾸준하게, 또 어떻게 돈을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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