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헌금 이렇게…“노후 주택 10곳 보수 ○○만원 사용“

강주화 2022. 11. 1. 08: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중기획시리즈 <한국교회 세상 속으로>
3부 ‘교회 말씀 속으로‘ 지상 좌담회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 국민일보DB


국민일보는 ‘한국교회 세상 속으로’를 주제로 1부 ‘교회 세상 속으로’ 2부 ‘교회 청년 속으로’를 보도한 데 이어 3부 ‘교회 말씀 속으로’를 연말까지 보도한다. 한국교회가 말씀 위에 바로 서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지상 좌담을 기획했다. 참여자들은 하나님의 몸된 교회는 서로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밖으로 흘려보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참여자에게 각각 질문한 뒤 답을 받아 좌담 형식으로 1일 정리했다.

<참여자>
홍문수 신반포교회 목사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
이정나 예배하는교회 목사
김광남 예인교회 권사
진행=강주화 장창일 기자

-지난주말 이태원에서 청년 15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다.
△홍문수 목사=목회자로서 청년 선교에 대한 깊은 반성을 했다. 인생이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긴급성을 갖고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청년들이 교회에 대해 갖는 반감이나 오해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교회의 본질 회복, 대사회적 영적·도덕적 리더십 회복이 절실하다.

-엔데믹 시대에 어떤 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조성돈 교수=팬데믹은 상상만 하던 온라인을 전적으로 경험하게 했다. 교회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내려놓고 열린 자세로 새로운 교회를 맞아야 한다. 정해진 시간, 우리 예배당에 모이는 교인만 교인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걸 포함하되 더 넓은 교회를 꿈꿔야 한다. 지역 사회의 교회, 우리 모두의 교회여야 한다.
△홍 목사=세상 속에서 교회의 본질적 가치는 도덕성, 공공성(公共性), 공교회성(公敎會性)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공성을 띠고 있다. 섬김과 기여가 필수적이다. 또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 양극화가 심각해졌다. 큰 교회는 떵떵거리고 작은 교회는 신음하고 있다. 교회가 한 몸이란 공교회성을 절감하고 교단이나 큰 교회들이 작은 교회를 적극 도와야 한다.
△이정나 목사=코로나로 다양하게 예배 드리는 유연한 마음을 갖게 됐다. 또 팬데믹이라는 재난 속에서 공동체가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모임 공동체가 교회다. 하나님 안에서 우린 하나다. 한국교회가 개교회 중심, 대형교회 중심의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나는 마이크로처치 목사로서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어우러졌으면 좋겠다.

홍문수 신반포교회 목사. 국민일보DB


-결국 교회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한다.
△홍 목사=올해 우리 교회 표어는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 멀리 갔다는 생각이 든다. 부자병(affluenza)에 빠진 한국과 한국교회가 닮은꼴이란 말을 감히 부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스라엘도 출애굽과 가나안 입성의 감격을 상실하고 바알을 숭배했을 때 위기감을 느꼈던 호세아 선지자의 처절한 외침이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였다. 이 말씀을 오늘 나와 우리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김광남 권사=우리는 하나님의 경륜을 신뢰하면서 우리 자리에서 예수님을 잘 따르는 겸손한 그리스도인이 됐으면 좋겠다. 하나님은 이 세상 어디에나 계신 주권자다. 우리가 있는 자리 우리가 하는 일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인간 역사 발전 과정을 보면 하나님의 편만한 사랑이 확장돼 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여성 목사 안수, 장로 임기제 등에 대한 의견 궁금하다
△조 교수=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 여성 안수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장로 임기제의 경우 진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장로의 나이가 많아지고 전반적으로 교인이 고령화되다 보니 목사도 어르신 대상 목회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목사=여성 목회자가 많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여성 남성에 구별 없이 각자 더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으면 된다.


-교회의 본질적 목적은 무엇인가.
△홍 목사=교회의 목적은 성경 속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에서 찾을 수 있다. 예루살렘교회는 신약 최초의 교회로 모든 교회들의 모판이다. 예배, 교육, 구제, 증거, 교제 등을 추구했다. 그 결과 세상에서 칭송을 받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과오는 선교를 소홀히 했던 거다. 이를 극복한 교회가 바로 안디옥교회다.
△이 목사=내가 담임하는 수원 영통구 예배하는교회는 10명 안팎이 예배하는 마이크로처치다. 우리 교회는 처음부터 어렵고 힘들고 아프신 분들끼리 모여 기도하면서 시작된 교회이기 때문에 각자가 서로의 어려움을 돕고 기도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나는 서로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 교회 공동체의 내적 본질이고 이 사랑이 흘려보내는 것이 외적 본질이란 생각을 한다.
△김 권사=나는 내가 몸담은 예인교회에 대해 소개하는 책 ‘교회 민주주의’를 썼다. 나 이 책에서 이 땅의 교회는 세상을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본회퍼는 “교회를 타자를 위할 때만 교회”라고 했다. 교회는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조 교수=교회가 형식을 내려놓고 복음, 본질을 붙들어야 한다. 예수를 어떻게 믿느냐보다 어떻게 믿고 어떤 삶을 사는지가 중요하다. 또 교회는 모두의 교회로 서야 한다. 한국교회가 살아야 우리 교회도 살 수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 생태계가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교회들이 마땅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모델이 되는 교회가 있는가
△조 교수=코로나 기간 중 늘어난 공유교회는 좋은 모델이다.
△이 목사=우리 교회는 한 지붕 세 교회다.
△김 권사=나는 예인교회가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담임목사 평가투표를 실시하고 교회 주요 결정을 하는 운영위원회 위원 7인을 선출해 임기제로 운영하고 있다.

김광남 경기도 부천 예인교회 권사. 김 권사는 예인교회 에 대한 이야기를 '교회 민주주의'라는 책으로 정리했다.


-교회는 헌금을 어떻게 써야 하나.
△홍 목사=교회의 헌금은 성도들이 신앙고백과 헌신의 표시로 하나님께 올려드린 성물(聖物)이다. 교회의 리더십은 하나님으로부터 위임받은 책임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검소와 절제, 대외적으로는 섬김과 베풂의 덕목을 실현해야 된다. 우리 교회는 대내적 지출보다 선교, 장학, 구제, 사회봉사 등을 위한 대외적 지출을 늘여가고 있다.
△조 교수=교인들은 자신의 헌금이 명확히 보이지 곳에 사용되길 바란다. 예를 들어 “A도시의 노후 주택 10곳을 보수했고 예산 ○○○만원을 사용했다”고 해야 한다. 이렇게 투명한 헌금 집행이 되어야 헌금을 하는 교인들이 보람을 느낀다.
△김 권사=우리는 출석성도가 200여명이다. 헌금이 많지는 않다. 대부분 예산을 나눔, 선교, 협력 사역에 흘려 보낸다. 칼빈이 10계명을 해설할 때 맨 앞에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건져낸 여호와를 언급한다. 우리는 구원 받은 그 은혜, 그 사랑을 교회 밖으로 흘려보내야 한다.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홍 목사=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파도가 높고 거칠어도 파도에 휩쓸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파도를 파는 윈드서퍼가 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언제나 동일하시고 신실하신 분이다. 우리가 하나님께로 돌아가 성경적 본질을 회복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를 치유하고 회복시켜 주시리라 확신한다.
△이 목사=코로나 팬데믹 기간 가나안 성도들을 가장 흡수한 공동체는 소그룹 형식의 마이크로처지가 가장 많았다. 한국교회 생태계에서 보면 중대형교회와 소형 교회는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 하나님 안에서 온 세상을 향해 복음을 전할 때 서로 동역할 수 있는 길을 찾으면 좋겠다.

정리=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