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컴 X 암살범' 누명에 20년 복역…뉴욕시, 2명에 372억 보상

배재성 2022. 11. 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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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맬컴 X 암살 누명을 쓰고 체포되는 무하마드 아지즈(좌측). 지난해 누명을 썼다는 사실이 확인된 뒤 법원 앞에 선 아지즈(우측). AP=연합뉴스

1960년대 미국 급진적 흑인민권운동가인 맬컴 엑스(X)를 암살했다는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55년 만에 누명을 벗은 2명의 무슬림 흑인들에게 미국 뉴욕시가 총 2600만 달러(약 372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등 미국 매체들은 맬컴 X 암살 사건과 관련해 살인죄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20년 넘게 복역한 뒤 사망한 칼릴 이슬람의 유족과 무하마드 아지즈(84)가 뉴욕시와 이같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과 아지즈는 1965년 맬컴 X가 뉴욕 할렘의 연설장에서 3명의 괴한이 쏜 총에 맞고 사망하자 범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아지즈와 이슬람은 재판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으나 종신형을 선고받고 20년 이상 복역했다. 아지즈는 1985년 석방돼 현재 83세 노인이 됐고, 이슬람은 1987년 풀려났지만 지난 2009년 사망했다.

이들은 20년을 복역한 뒤 1980년대에 가석방되었고 지난 해 맨해튼 법원의 한 판사가 아지즈와 2009년에 이미 사망한 이슬람의 범죄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을 때까지 본인과 가족들까지 말콤X 살인범이라는 누명 때문에 사회적 질타와 백안시 속에서 거의 망가진 삶을 살아야 했다.

뉴욕 맨해튼 지검의 사이러스 밴스 지검장은 아지즈와 이슬람, 그들의 가족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당시 법 집행 기관의 심각한 오류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사과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운동 지도자 맬컴 X가 1963년 워싱턴 D.C.에서 연설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맬컴 엑스 암살 사건은 1965년 그가 연설하기로 돼 있던 뉴욕 할렘의 한 무도회장에서 발생했다. 맬컴 엑스는 흑인 민권운동 전성기인 1960년대 강경투쟁 노선을 상징하는 인물로, 비폭력 노선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성(姓) ‘X’는 백인들이 흑인 노예에게 지어주던 ‘리틀’을 버리고 바꾼 것이다. 그의 사후 강경투쟁 노선을 추종하는 흑인무장조직 ‘블랙팬서’가 결성되기도 했다.

보상금은 뉴욕시와의 조정안 최종 문건에 서명이 끝나는 대로 아지즈와 이슬람 두 가족에게 공평하게 반씩 지급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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