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총회 여 목사들, ‘드보라 리더십’으로 건강한 사역 이끌어

신상목 2022. 11. 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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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교단 AG, 총회 목사
27.6%가 여성… 지난 14년 간
오순절 교단 전체 여성 안수
1만383명으로 늘려 주목
지난 2019년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돈나 버렛 미국 하나님의성회(AG) 목사. AG 제공

오순절 교단의 신앙 특징은 성령세례와 방언이다. 여기에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추가되는데 그중 하나가 평등주의다. 모든 신자가 평등하게 선지자가 되어 직접 하나님과 소통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경험은 오순절 이전에는 없었다는 것이다. 종교개혁의 정신인 만인 사제주의에서 ‘만인 선지자주의’로 발전된 부분이다. 오순절 교단은 이와 관련한 성경 본문으로 요엘서 2장 28~29절을 언급한다.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내가 또 내 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줄 것이며.” 성령의 역사는 남녀 모두에게 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순절 교단 역사에서 방언과 신유 은사를 받은 사람들 중 과반수가 여성이었다. 또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개신교 교단이 오순절 소속 교회였다. 이 때문에 기존 교단에서 제한된 여성의 발언과 지도력에 실망하고 오순절교회에 합류한 여성들이 많다. 사중복음 교리의 창립자인 에이미 셈플 맥퍼슨도 그러한 여성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AG 총회가 여성 목사 안수와 그 역할을 확장하는데 기여한 태스크포스인 '여성 사역자 네트워크' 인터넷 홈페이지 모습. AG 제공


오순절 교단의 이 같은 평등주의는 세계 최대 교단인 하나님의성회(AG·Assembly of God)가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준 숫자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는 최근 AG가 지난 14년간 매주 평균 5명 이상의 여성을 안수해 오순절 교단의 전체 여성 안수 수를 1만 383명으로 늘렸다고 보도했다. AG에 따르면 현재 총회 목사 27.6%가 여성이다. AG 산하 ‘여성 사역자 네트워크’(NWM·Network of Women Ministers)의 전국 이사인 크리스털 마틴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건강할 때 하나님의 형상이 가장 잘 반영된다”고 말했다.

AG 소속 여성 목사들은 1914년 교단 설립 이후 교회에서 설교하고 가르쳤다. 교단은 성령의 은사가 남녀에게 동등하게 부어진다는 성경의 증언과 신약성경의 사역 모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성 리더십을 수용했다. 하지만 30년 전까지만 해도 AG 소속 여성 목사는 300여명에 불과했다.

목회 현장에 여성 사역자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여성 사역을 위한 태스크포스로 설립된 NWM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다. 이후 2010년 8월 AG 총회가 ‘사역에서의 여성 역할’ 보고서를 공식 채택하면서 여성 사역이 폭발적으로 확장됐다. 해당 보고서는 “교회는 항상 문화적 관심에 민감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상황적 관행을 뛰어넘는 원칙과 지침에 대해 성경을 일관되게 살펴봐야 한다”면서 신·구약 성경을 분석했다.

우선 구약에는 많은 역할에서 강력한 여성 리더십에 대한 기록이 포함돼 있다. 미리암은 출애굽 기간 모세, 아론과 함께 이스라엘의 선지자였다.(출 15:20) 선지자이자 사사였던 드보라는 바락에게 이스라엘 군대를 이끌고 이스라엘의 압제자들과 성공적인 전투를 벌이도록 지시했다.(삿 4~5장) 예언자 훌다는 성전에서 발견된 율법 두루마리를 인증했으며 요시야 시대에 종교개혁을 촉발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왕하 22:14~20, 대하 34:22~28)

신약에서는 초대교회에서 여성들이 중요한 사역의 역할을 수행했다. 다비다(도르가)는 효과적인 자선 사역을 시작했으며(행 9:36), 빌립의 결혼하지 않은 네 딸은 선지자로 인정받았다(행 21:8,9). 바울은 유오디아와 순두게라는 두 여성을 “글레멘드와 다른 내 동역자들과 함께 복음을 위하여 힘쓰던 여인”(빌 4:2,3)이라고 밝혔다. 브리스가는 바울의 모범적인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동역자’(롬 16:3,4) 중 한 사람이었다. 로마서 16장에서 바울은 많은 사역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데 상당수는 여성이었다. 이 인사에서 바울이 마리아, 드루베나, 드루보사, 페르시스의 일 또는 노동에 대해 사용하는 그리스어(롬 16:6,12)는 그가 사역의 수고를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단어(고전 16:16; 살전 5:12; 딤전 5:17)였다.

겐그레아 교회의 지도자인 뵈뵈는 바울로부터 큰 칭찬을 받았다(롬 16:1,2). 뵈뵈는 겐그레아 교회의 디아코노스(섬기는 자)였다. 바울은 이 용어를 회중의 목사나 지도자에게 정기적으로 사용했으며 특히 예수 그리스도, 두기고, 에바브라, 디모데, 그리고 자신의 사역에도 적용했다.

보고서는 “성경에서 여성이 지도자 역할을 하는 경우는 하나님의 작정에 대한 예외가 아니라 하나님이 승인하신 패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성경적으로 칭찬받은 리더십 역할을 가진 제한된 수의 여성조차도 하나님이 실제로 여성을 영적 리더십으로 부르신다는 사실을 확언한다”고 판단했다.

AG는 2018년 리더십 팀에 첫 여성을 선출했으며 이후 2019년 교단 사무총장에 돈나 버렛 목사를 선출했다. 버렛 목사는 CT와의 인터뷰에서 “몇 년 전까지 운영 이사진 6명은 모두 결혼하고 나이가 비교적 많은 백인 남성이었다”며 “그러나 현재 운영 이사진에는 아프리카계, 히스패닉계, 독신 여성이 포함돼 있다. 우리는 조금 더 다양해지고 있으며, 타 교단 목사와 성도들에게 모든 사람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그림을 주고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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