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서 끌어올리며 "한 사람만 더"…이태원서 시민 구한 BJ
아프리카TV BJ 배지터가 지난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시민들을 구조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30일 BJ 배지터는 자신의 아프리카TV 채널 공지를 통해 “자고 일어났는데 혼자 웃고 떠들며 방송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저는 내일까지 푹 쉬고 화요일에는 웃으며 방송할 수 있도록 멘탈을 잡고 오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태원 참사 때 다치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빌며 안타깝게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배지터는 전날 핼러윈 축제 생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서울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갇혔다.
배지터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인파에 완전히 끼었고, 여러 사람들이 그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발에 밟힌 상태였다. 배지터 역시 몸에 피가 통하지 않음을 느꼈으며, 일시적인 호흡 곤란을 겪기도 했다.
이때 한 시민의 도움을 받아 골목 옆 건물의 난간으로 구조됐다. 목숨을 건진 그는 정신을 차린 뒤 사람들을 구하려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의 손을 붙잡고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에 난간에 함께 있던 한 남성이 “여기도 위험하다 그만 끌어올려라”라고 외쳤으나, 배지터는 “한 사람만 더 구하자, 한 명만 더”라며 시민들을 구조했다.
이 소식에 누리꾼들은 “사고 현장에 직접 있으셨는데 얼마나 무서우셨을지 감히 상상조차 가질 않는다. 힘드시면 심리치료 꼭 받으세요”, “병원도 꼭 가보세요. 압좌증후군이라고 오래 시간 동안 몸이 껴있으면 생기는데 큰일 날 수도 있어요. 사람 구한 의인이시니까 죄책감 가지실 필요 없어요”,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요! 복 받으실 겁니다. 진짜 덕분에 아직 세상에 좋은 사람있다고 느꼈어요”, “같은 곳에서 봤었는데 감사해요. 같이 살려주셔서”, “귀한 목숨 여럿 구하셨어요.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당신은 대한민국 영웅입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지난 29일 오후 10시 1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73-7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핼러윈을 앞두고 밀집한 인파가 넘어지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31일 오후 2시 기준 사망자 154명 전원에 대한 신원 확인을 완료했다. 전날까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1명은 40대 후반의 내국인 여성으로 밝혀졌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망자 154명은 여성 99명, 남성 55명이다. 14개국 26명의 외국인 사망자가 포함됐다. 부상자 149명은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 일주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고,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정부 기관뿐 아니라 민간 측에도 각종 축제, 행사 자제를 당부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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