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광산 매몰자 생사 확인 위한 1차 천공작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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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광산에 매몰된 작업자들의 생존을 확인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첫 시추작업이 실패했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6시쯤 긴급 브리핑을 열고 "76㎜ 천공기 시추작업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공식 인정했다.
투입된 지름 78㎜, 98㎜의 천공기 두 대가 지하 170m까지 구멍을 뚫으면, 동일한 길이의 관을 연결해 고립된 작업자들의 생존을 확인하고 의약품과 물 등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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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광산에 매몰된 작업자들의 생존을 확인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첫 시추작업이 실패했다.
31일 구조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0분쯤 지름 76㎜ 크기의 천공기가 목표 깊이인 지하 170m보다 15m 더 들어간 땅속 185m 깊이에 도달했으나 매몰자들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6시쯤 긴급 브리핑을 열고 “76㎜ 천공기 시추작업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공식 인정했다.
천공기 작업을 맡은 한국광해광업공단 관계자는 “(매몰자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동공을 못 만났다. 170m보다 한 10m 정도 더 들어간 게 맞다”며 “내일 아침에 장소를 옮겨서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약 32시간 동안 진행한 76㎜ 시추 작업이 애초 예상한 지점이 아닌 잘못된 좌표에서 이뤄졌으며, 새로운 좌표를 찾기 위해 76㎜ 천공기를 땅속에서 빼내고 있다”고 밝혔다.
첫 시추 작업이 무위로 끝나자 고립된 작업자의 가족들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 가족은 이날 오후 6시쯤 현장을 방문한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도지사님, 윤석열 대통령님 내려오라고 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립된 조장 박씨(62)의 가족은 “사람이 죽고 사는 판에 매일 이렇게 골든타임만 지나가고 있다”며 “가용 인력이나 장비도 제대로 없는 형국에, 대비책도 전혀 안 세워져 있다. 대통령이 아무리 지시한들 무슨 소용이냐”고 항의했다.
다른 가족은 “1차 시추 작업 과정을 좀 수사해 달라. 도대체 어느 전문가가 저 좌표를 지정했냐”라며 “시추 작업이 이뤄지는 곳은 위험한 공간도 아닌데 왜 가족의 접근을 금지하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1차 시추 작업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구조 당국은 내일(다음 달 1일) 천공기 한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지표면에 구멍을 뚫는 시추 작업은 지난 29일 오후 7시 20분부터 시작됐다.
투입된 지름 78㎜, 98㎜의 천공기 두 대가 지하 170m까지 구멍을 뚫으면, 동일한 길이의 관을 연결해 고립된 작업자들의 생존을 확인하고 의약품과 물 등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구조 당국은 이들이 고립된 지 6일째를 맞았지만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이들이 대피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은 가로·세로 4.5m 규모로 공기가 유입되고 지하수도 사용이 가능한 지역이어서 30일까지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은 또 “고립 당시 이들이 준비하고 있었던 10ℓ 정도의 물과 커피믹스 등도 생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지난 26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작업자 7명 중 2명은 오후 8시쯤 자력 탈출했고, 3명은 오후 11시쯤 업체 측이 자체 구조했지만 조장 박모(62) 씨와 보조작업자 박모(56) 씨가 제1수갱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다.
업체는 사고 발생 14시간 만에 119에 신고하고, 고립된 작업자 가족에게 사고를 통보해 비난을 받았다. 해당 업체에서는 지난 8월에도 동일한 수갱 다른 지점에서 붕괴 사고로 사상자 2명이 발생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8월 사고에 대해 업체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봉화=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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