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유증도 전자약 재택 치료’ 길 찾는다

온라인 원격 모니터링 통해
전자약·인지훈련 치료 병행

의료진이 원격 모니터링을 통한 뇌졸중 환자의 전자약 치료를 지도하는 장면. 삼성서울병원 제공

상당수 뇌졸중 환자들이 인지능력 저하나 우울증, 실어증 등 여러 후유증을 겪는다. 후유증 극복을 위해선 치료 장비가 모두 구비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환자 머리에 전극을 붙여 미세 전류를 이용한 뇌 자극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경두개 직류 자극 전자약’은 중증 인지장애 환자들에게 효과적이지만, 이 역시 입원 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아쉬움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뇌졸중 환자들이 퇴원 후 집에서도 뇌자극 재활을 이어가도록 하는 ‘온라인 원격 모니터링을 통한 전자약 재택(在宅)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 연구결과가 처음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팀은 인지장애가 있는 만성 뇌졸중 환자 26명을 무작위로, 진짜 경두개 직류 자극 전자약 사용그룹과 가짜 전자약 사용 그룹으로 나눠 한달간 관찰했다. 환자들은 하루 30분씩 매주 5차례 전자약 치료를 받았고 컴퓨터 기반 인지훈련 치료도 병행했다.

환자들은 재택 치료 전 경두개 직류 자극 전자약 사용법에 대해 사전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치료 시간과 강도 등 전자약 장비 조정은 전문 치료사들이 온라인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진행했고 환자들은 임의로 장비 설정 변경이 불가했다.

이후 ‘한국판 몬트리올 인지평가(K-MoCA)’를 실시한 결과 진짜 전자약과 인지훈련 치료를 병행한 그룹의 인지기능 점수가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전자약 사용 그룹은 치료 전후 점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진짜 전자약 사용 그룹 내에서 중증 인지장애 환자들은 최대 점수 기준 전자약 사용 전(13점) 보다 사용 한 달 후(17점) 인지기능 점수가 약 30% 높아졌다. 왼쪽 뇌병변이 있는 환자들도 인지기능 점수가 약 16% 향상됐다.

김 교수는 31일 “앞으로 재활치료가 나아갈 방향은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병원 밖에서 꾸준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원격 모니터링 하에 진행한 전자약 치료’가 실제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도 함께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유증을 겪는 뇌졸중 환자들이 일상에서도 효과적인 재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뇌졸중(Stroke)’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