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과 참변…빈소 찾은 조희연 "위로할 수조차 없는 슬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한 유족의 빈소를 찾아 “단란함이 비극의 원인이 된 듯 하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31일 오후 6시쯤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태원 참사 때 함께 목숨을 잃은 중학생 A양과 그 어머니가 잠든 빈소를 찾은 것이다. 동행했던 A양의 이모도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조 교육감은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애하고 엄마, 이모하고 핼러윈데이까지 같이 갈 정도면 얼마나 단란했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곳에 문상을 가면 위로를 드리는데 딸을 잃었다는 게 위로할 수 없는 슬픔인 듯 하여 차마 이런 말씀도 못 드렸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빈소에 방문하기 전 서울시교육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 희생자가 나온 데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학생과 교직원의 트라우마가 남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31일에야 마련된 A양과 A양 어머니의 빈소에는 추모객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오후 A양의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의 인솔 하에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단체로 조문을 오기도 했다. 몇몇 학생들은 조문을 마친 뒤 복도 바닥에 주저 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거주지에 따라 A양의 이모만 다른 곳에 빈소가 마련됐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학생은 중학생 1명과 고등학생 5명 등 6명이다. A양이 재학 중이던 중학교는 31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29일 토요일 저녁 본교 학생이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다”며 “전문가 조언에 따라 학생들에게 이 소식을 전달했고 학교에서는 애도교육을 실시하려고 한다”고 안내했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심리상담전담팀을 구성해 사망자가 나온 학교에 심리상담 지원을 할 계획이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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