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주 최북단에 전략폭격기 B-52 배치 추진, 왜?

美, 중국 견제 위한 포석… 中 "지역안정 심각 훼손"

미국 B-52 전략 폭격기. ⓒ 연합뉴스

미국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52 전략 폭격기를 호주 북부 다윈 공군기지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31일 미 공군이 호주 북부(노던 테리토리) 수도인 다윈에 위치한 틴달 공군기지에 B-52 폭격기 6대를 운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군사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B-52 운영을 위해 건설되는 시설에는 격납고와 정비 시설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호주 공영 ABC방송은 전했다.

호주 북단에 미국의 전략 무기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미 국방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베카 워서 선임 연구원은 ABC방송에 “중국의 대만 공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투 사거리가 1만 4000km에 달하는 B-52를 호주에 배치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경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 안보 전문가인 리처드 텐터 호주 멜버른대 명예교수는 "B-52 폭격기 배치는 미 해병대의 다윈 현지 훈련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며 "이는 중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에 호주가 '창끝'이 되어 동참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앞서 지난 4월 호주 틴달 공군기지 확충에 1천440만 달러(약 200억원) 예산을 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하게 비판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관련 조치는 지역정세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지역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