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곡물 수출' 중단 후 키이우 민간시설에 미사일 공격
러시아가 3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가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미사일 공격은 지난 29일 러시아가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를 중단하겠다고 한 이후에 나왔다. 곡물 이니셔티브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공격이 군사 기지가 아닌 인프라 시설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키이우 일부 지역은 물 공급이 끊어지고 휴대전화 통신망이 끊겼다. 시 당국은 키이우 외곽은 장기간 단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지역의 에너지 시설이 손상돼 35만 가구가 정전됐으며, 해당 시설의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1명이 다치고 주택 여러 채가 파손됐다"고 말했다.
동북부에 자리 잡은 제2의 도시 하르키우도 핵심 기반시설이 두 차례 공격을 받았다. 이후 지하철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최대 원전이 있는 남부 자포리자도 공습을 받아 일부 정전이 발생했다고 지역 관계자들이 전했다. 또 동남부 체르카시와 중부 키로보흐라드에서도 에너지 등 주요 기반시설이 손상됐으며, 서부 빈니차에서도 격추된 미사일이 민간 건물에 떨어져 피해를 보았다. 폴타바주는 중부 도시 크레멘추크의 수력발전소가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키릴로 티모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또다시 우크라이나 다수 지역의 전력 시설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며, 이로 인해 긴급 정전 조처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 그들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싸우고 있다"며 "이런 공격을 '대응'이라고 정당화해선 안 된다. 러시아는 민간인을 공격할 미사일과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 8일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민간 시설에 대한 타격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대규모 공습을 가했으며, 이로 인해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하고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의 약 40%가 파괴됐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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