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노사 “회사 매각” 합의했지만…미래는 여전히 ‘안갯속’

다음 달 말로 사업을 종료하고, 전 직원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힌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31일 노사 협의에 나섰다. 지난 24일 1차 면담에 이은 두 번째 노사 협의다. 노조 측은 이날 “매각을 통해 회사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 사측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며 “내달(11월) 9일까지였던 희망퇴직 신청 날짜는 30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푸르밀 노사는 다음 달 4일 다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31일 오후, 2차 교섭 위해 본사 사무실 향하는 푸르밀 노조. 연합뉴스

푸르밀 2차 노사 협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30분가량 서울 문래동 푸르밀 본사에서 진행됐다. 신동환 대표 등 사측 3명과 김성곤 노조 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 5명,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 등이 참석했다.

김성곤 위원장은 노사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동환 대표로부터 회사 매각을 논의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다만 인수 업체나 금액 등 구체적 조건은 서로 함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수 조건에 구조조정도 포함돼 있어, 직원들 간 협의가 필요해 3차 교섭 날짜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섭은 지난 28일 푸르밀 경영진이 노조 측과 협의 없이 돌연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사측과 노조가 대립각을 세우는 중 열렸다. 사측은 당시 신동환 대표 명의로 ‘일반직·기능직 전 사원 대상으로 내달 9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사내게시판에 공지했다.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에게 위로금(통상임금+상여금 2개월분)과 퇴직금·미사용 연차수당을 제공하겠다는 조건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1차 교섭 후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제안한 것에 항의했고, 사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며 “내달 30일까지 희망퇴직 신청 날짜를 미뤄 직원들에게 판단할 여유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매각 등 진행 과정에 대해 사측과 공유하기로 했다”면서도 “하지만 매각이 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교섭과는 별개로 푸르밀 노조 측은 단체 행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60일 전 해고 고지에 대한 위반 등 해고 과정에서 위법성 여부에 대해 법률 상담 등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서울 문래동 푸르밀 본사 모습. 유지연 기자

앞서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내달 30일자로 사업 종료 및 전 직원 정리 해고를 통지했다. 푸르밀 직원들은 사측의 일방적 사업종료와 정리해고 통지가 위법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후 성명을 내고 “모든 적자의 원인이 사주의 무능 경영에서 비롯됐으나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