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통해 장병들 영의 눈 뜨는 계기됐으면”...첫 軍선교 영화 ‘실로암’ 만들어진 사연

최경식 2022. 10. 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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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2일.

국내 영화 산업에서 처음으로 '군 선교'를 주제로 한 영화가 시사회를 연다.

지금껏 군대와 관련된 영화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군 '선교'와 관련된 영화는 없었던 만큼 교계는 물론 영화계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나아가 틈날 때마다 예장합동총회 군선교회에 군선교 영화 제작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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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암’ 신동일 감독
최초의 군선교 영화인 '실로암' 촬영 모습. 신동일 감독 제공


오는 11월 2일. 국내 영화 산업에서 처음으로 ‘군 선교’를 주제로 한 영화가 시사회를 연다. 제목은 ‘실로암’. 군대에서 매주 실로암 찬양을 부르던 주인공이 제대 후 뮤지컬 실로암에서 예수 역할을 맡으면서, 결국 실로암의 참 의미를 깨닫고 신앙을 갖게 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총 1시간 분량이며 군인교회용과 극장개봉용 두가지로 제작됐다. 지금껏 군대와 관련된 영화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군 ‘선교’와 관련된 영화는 없었던 만큼 교계는 물론 영화계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특별한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을까. 무엇보다 감독인 신동일 장로(65, 문화선교교회)의 경험과 헌신이 있었다. 그는 지난 2019년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대군인교회 진중세례식에서 수천 명의 장병들이 ’실로암’이라는 찬양을 부르는 것을 목격했다. 신 감독은 감동을 느꼈지만 다른 한편으론 “장병들이 실로암의 진정한 의미는 알고 부르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몇몇 장병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 실제로 대다수가 신앙은 없이 그저 노래가 좋아서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때 신 감독은 처음으로 군선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여기에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군교회 예배가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침체되면서 신 감독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자신의 강점을 살려 ‘영상선교’를 하겠다고. 하지만 결단 직후 곧바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우선 영화 제작비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신 감독은 직접 발로 뛰면서 주변에 영화 제작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호소했다. 나아가 틈날 때마다 예장합동총회 군선교회에 군선교 영화 제작을 제안했다.

신동일 감독


끈질긴 노력 끝에 길이 열렸다. 예장합동총회 군선교회에서 1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하기로 했고 각계각층에서 후원금이 들어왔다. 이에 총 3억원의 영화 제작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는 또 있었다. 15년 전 병원에서 선고받은 ‘녹내장’이 이 즈음 눈에 띄게 악화된 것이다. 신 감독은 시력을 거의 잃어 시나리오를 제대로 못쓸 형편에 처했다. 암담한 상황에서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 이 때가 고난주간이었던 만큼 그는 특별 새벽기도에 나가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힘을 달라. 불가능을 가능케 해달라”고 기도했다.

간절함은 응답을 받았다. 신 감독은 그나마 보이는 핸드폰 문자로 1시간짜리 영화 시나리오를 써내려 나갔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일이 점점 가능하게 됐고 결국 5일 만에 영화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극적인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아내인 김민정씨 등 배우들과 스텝들이 한마음으로 임해 촬영도 불과 5회차만에 마무리됐다. 신 감독은 “각종 난관으로 그 어느 때보다 영화 제작이 큰 도전으로 다가왔지만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역사가 임해 기적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의도한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 영화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실로암 관련 시리즈물과 다른 종류의 영상물도 제작할 계획이다. 그는 “실로암이 예수 버전이라면 2,3,4편은 소경 버전이다. 이어 유튜브용 선교 및 간증 드라마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 때부터 소경인 사람을 예수께서 진흙을 침에 개어 눈에 바르시고 실로암 못가에 가서 눈을 뜨게 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우리의 영화를 통해) 장병들의 감겨있는 영의 눈이 떠져서 그분을 똑바로 보고 살게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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