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 잘못한 거 아닙니까, 우리가…" 시민들 이태원 추모 [포토버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31일 오전 서울 시청 앞 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설치됐다. 분향소를 찾은 대부분의 시민은 희생자들의 위패을 향해 국화꽃을 올리고 고개를 숙인 뒤 차분한 모습으로 조의를 표했다. 몇몇 시민은 흐르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고 바닥에 앉아서 큰 소리로 울며 슬픈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준비해온 꽃과 술, 메모지 등을 추모공간에 놓고 안타깝게 떠난 희생자들 떠올렸다.
이날 서울 시청 분향소에 온 한 시민은 ‘얘들아 미안하다’고 적힌 푯말을 들고 광장에 앉아서 주위 사람들을 향해 “우리가 다 잘못한 거 아닙니까. 우리가….”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시민은 “손자, 손녀뻘 되는 아이들이 안타깝게 죽은 것 같아 정말 미안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어른들이 사전에 미리 조금만 대비했더라도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점심 시간이 되자 직장인과 나이 지긋한 어른 등 많은 시민들이 추모공간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간혹 부모의 손을 잡고 조문을 온 어린이들의 모습과 슬픔을 나누기 위해 광장을 찾은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순서를 기다리며 굳은 표정의 모습으로 분향소를 바라보거나 국화를 두 손으로 꼭 쥐고 눈을 감고 기도를 하기도 했다.
서울 곳곳에 설치된 분향소는 국가 애도선포 시간인 다음 달 5일까지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게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 등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한다. 각 자치구는 국가 애도 기간 중 자치구 주관 및 민간 축제를 취소 또는 연기하기로 했다.
사진·글 = 전민규 기자 jun.minkyu@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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