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 넘어 24시간 걸었다" 애플 中공장 집단탈출 무슨 일
세계 최대 규모의 애플 아이폰 생산 공장인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의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이 탈출 행렬에 나서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정저우시 방역 당국이 공장 전체를 봉쇄했는데, 감염 우려와 열악한 근무 환경을 견디지 못한 노동자들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중국의 소셜미디어(SNS)엔 폭스콘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탈출 영상과 사진이 공개됐다. 영상과 사진에선 노동자들이 자신의 키보다 높은 철조망을 넘고, 한밤중에 짐가방을 끈 채 고속도로나 밀밭을 걷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노동자들을 돕고자 도로 근처에 물병이나 식량 등을 놓아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도 SNS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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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루프 근무 노동자들…감염우려에 굶주림까지
하지만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내부에 갇힌 노동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여기에 수일째 최소한의 빵·라면 등만 나눠주거나 이마저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등 부실한 끼니가 이어졌다. 이를 참지 못한 노동자들이 공장 울타리를 넘어 무단 탈출해 고향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울타리 넘고, 밤새 고속도로 걸으며 탈출
중국 계면신문도 정저우 지역 주민을 인용해 “비가 내리는 데도 배낭을 메고 짐 가방을 끌며 길을 걷는 폭스콘 노동자들이 많다”며 “이 지역은 코로나19로 봉쇄돼 주민들이 보름째 바깥출입을 할 수 없어 도와줄 수가 없다”고 전했다. 노동자들의 모습이 SNS에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글과 함께 폭스콘 공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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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커지자 수습 나선 폭스콘·정저우시
논란이 커지자 폭스콘 측은 30일 저녁 “직원들을 보호하는 것이 그룹 경영의 첫 번째 원칙”이라며 “공장 내 7곳에 버스 정류장을 마련해 귀향을 원하는 노동자에게 순차적으로 버스 등 교통편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저우시 당국도 “폭스콘 측이 정부와 협력해 코로나19 방역에 협력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이 점차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저우시 주변 도시들은 공장을 나온 노동자들이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 환구시보는 정저우시 인근 지역 보건 당국이 폭스콘 측에 귀향하는 근로자의 인적 사항을 사전에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또 폭스콘 정저우 공장 근로자는 귀향 후 지정된 장소에서 7일간 중앙 집중 격리를 받게 되며, 추가로 3일간 별도 관리를 받게 된다는 세부 방역 지침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서가 있어야만 귀향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출하량 30% 감소할 수도”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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