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SSG키움#첫우승도전#경험과패기#체력과경기감각 [쿡PICK]

김찬홍 2022. 10. 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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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키움 히어로즈(왼쪽)와 SSG 랜더스 선수단.   연합뉴스

재창단 이후 첫 우승 노리는 SSG냐,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키움이냐.

2022년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7전 4승제)가 다음달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시작된다.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SG 랜더스는 정규리그 3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한다. 올해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SSG는 키움에 11승 5패를 거뒀다. 

경기 시청을 앞두고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준비했다.

SSG 랜더스의 선발 투수 김광현.   연합뉴스

#1. 첫 우승을 위하여

두 팀 모두 구단 역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SSG는 전신인 SK 시절 3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SSG의 이름을 달고는 2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선다. 

지난 시즌을 6위로 마친 SSG는 올 시즌 개막 후 10연승을 질주하면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으며 KBO리그 40년 역사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정규리그 1위의 영예를 안았다.

2008년부터 KBO리그에 참가한 키움은 창단 첫 우승을 조준한다. 

시즌 개막 전에는 박병호, 조상우 등의 이탈로 포스트시즌 진출도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기세를 타며 KT 위즈와 LG 트윈스를 차례로 격파하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밟았다.

키움은 앞서 2014년과 2019년, 두 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적이 있으나 각각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에 밀렸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우승 경험이 없는 유일한 구단인데,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

키움 히어로즈의 타자 이정후.   연합뉴스

#2. 경험의 SSG, 패기의 키움

베테랑이 주축이 된 SSG가 경험이 많은 팀이라면, 키움은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 똘똘 뭉쳤다.

SSG는 김광현(34), 추신수(40), 최정(35), 김강민(40), 노경은(38) 등 30대 중후반의 선수들이 팀을 구성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후안 라가레스(33), 윌머 폰트(32), 숀 모리만도(30) 등도 모두 30대에 달한다.

화려한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누빈 경험이 있는 추신수와 김광현이다. 추신수는 올해 다소 저조한 성적을 남겼지만, 팀의 리더로서 보이지 않는 구심점 역할로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김광현도 MLB에서 2시즌 뛰고 돌아와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다만 SSG에 베테랑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지훈, 박성한, 전의산, 오원석 등 젊은 선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키움은 이정후와 안우진, 김혜성 등 젊은 주축들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저력을 발휘했다.  

올해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KBO리그를 지배한 이정후(24)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에도 불구, 타율 0.429(35타수 15안타) 1홈런 5타점 4득점으로 절정의 기량을 발휘했다.

타선에 이정후가 있다면, 마운드는 안우진(23)이 지배했다. 그는 정규리그 30경기에서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2위에 해당하는 224개의 탈삼진을 잡아냈고, 평균자책점 1위, 다승 2위 등에 오르며 KBO의 최고 투수로 성장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등판한 3경기 모두 승리를 낚았다.

포스트시즌 들어 경기력이 향상된 선수가 있는 점도 호재다. ‘야생마’ 푸이그(32)도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321(28타수 9안타) 2홈런 6타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불안하던 뒷문도 김재웅(24)이 5경기 출전 4세이브 6.1이닝 무실점 1피안타 1볼넷으로 단단히 걸어 잠갔다.

이정후는 3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키움 선수단 구성이 젊기 때문에 패기 있게 해보겠다. 패기로 맞서지 못한다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SG 랜더스의 타자 추신수.   연합뉴스

#3. 체력과 경기 감각, 무엇이 우승에 유리한가

단기전에서 가장 언급되는 부분은 체력과 경기 감각이다.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은 체력을 보충할 시간이 벌지만,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을 가진다. 반대로 포스트시즌을 거친 팀은 감각을 최대치로 올리지만, 피로도가 높아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역대 수치는 체력에 손을 더 들어주는 모습이다. 최근 20년 동안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팀이 18번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까지 들었다. 2015년 3위 두산, 2018년 2위 SK만이 정규시즌 1위를 꺾고 단기전 정상에 올랐다.

SSG는 지난 8일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약 23일의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 동안 선수 체력적으로 회복했다”라면서 “훈련을 통해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경기 감각에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SSG는 최근 두산 베어스 2군과 2차례 연습 훈련을 치르며 경기 감각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키움은 포스트시즌에서 9경기(준플레이오프 5경기,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면서 지친 상태다. 하지만 키움의 집중력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4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지만, 남은 3경기에서 실책이 5개 밖에 되지 않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4차전에서 플레이오프를 끝낸 덕분에 재정비 시간을 얻었다. 선발 투수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나만 힘들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남은 에너지는 한국시리즈에서 여한 없이 마음껏 즐기면서 쓰겠다”라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의 투수 안우진.   연합뉴스

#4. 양 팀의 아킬레스건은

SSG는 뒷문이 여전히 불안하다. SSG의 불펜진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4.68로 10개 팀 중 6위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에는 김택형과 서진용이, 후반기에는 문승원과 노경은이 클로저 역할을 맡았지만 갈증을 완벽히 씻어내지 못했다. SSG는 시즌 막판에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팀을 꾸리기도 했다.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도 고정 마무리 투수 없이 나설 예정이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마무리 투수를 누가 맡는 것보다, 상황에 맡게 기용을 하자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키움은 4선발 고민을 떠안고 있다.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안우진, 에릭 요키시, 타일러 애플러로 이어지는 3선발 체제를 사용했다. 이들은 3~4일간 등판으로 경기에 계속 등판했다. 

키움에는 한현희, 정찬헌 등 선발 자원이 있지만,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 선수의 기량이 그리 믿음직스럽지 않고,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키움은 플레이오프 때와 마찬가지로 4선발 없이 세 선수로만 선발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안우진이 1차전에 나가긴 하는데, 4차전, 7차전에도 나갈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건 이르다고 생각한다”라면서 “1차전 흐름이 제일 중요하다. 3차전까지 흐름을 보고 추후에 4차전 선발을 낙점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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