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상장 내년 1월로 연기…몸값 올릴 수 있을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주요 FI(재무적투자자)에 내부적으로 상장 목표 시점을 내년 1월로 잡았다고 전달했다.
지난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케이뱅크는 이르면 연내 상장이 점쳐졌다. 그러나 기업은 하반기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연말 상장이 어려워졌다고 투자자들에게 전했다. 이에 실제 상장은 내년 1분기 이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약세장을 이어간 데다, 카카오뱅크 주가 추락이 이런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케이뱅크의 상장 예심 유효 기간은 내년 3월까지다. 이 시기 상장을 완료하지 못한다면 예비심사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한다. 케이뱅크 측은 IPO 시점에 대해 “시장 상황에 맞춰 좋은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상장 후 7조원대 가치가 거론되기도 했었다. 지난 3월 장외 시장에서 케이뱅크 주가는 2만34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나 현재는 8950원대로 급락했다. 기업가치 3조362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카카오뱅크 시총(7조554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케이뱅크는 비이자 이익이 정체돼 있고 은행업의 틀을 벗어나 높은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상장 시 다른 인터넷 은행과 차별화되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 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컬리 역시 상장 시점을 고민 중이라 연말까지는 조 단위의 대어급 IPO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조 단위 대어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상장을 철회했고, CJ올리브영, SSG닷컴 등은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내년 이후 IPO를 노리는 대형 기업과 달리 중소형 기업은 증시 약세에도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유가증권 시장·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7개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은 48개로, 4분기에도 1999~2021년 평균인(39개) 비슷한 수준의 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는 “중소형 기업이나 성장법인은 상장을 하지 않고 자금 조달을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상장하려는 수요가 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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